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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 아파트도 중소형 천하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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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한기자] 쌍용건설이 이달 말 분양하는 부산 수영구 광안동 ‘쌍용예가 디오션’은 부산에서 세 번째로 높은 43층 고층 아파트다. 주상복합이 아닌 일반 아파트로 지어지며, 전체 928가구 중 87%인 805가구가 전용면적 85㎡미만이다.

계룡건설이 분양하는 대전 도안신도시 계룡리슈빌은 현지에서 가장 높은 35층으로 짓는다. 도안신도시의 랜드마크가 되겠다는 목표로 1236가구의 대단지다. 그런데 이 아파트에는 중대형 아파트가 한 채도 들어가지 않고 모두 73~84㎡의 중소형으로 구성된다.

고층 아파트가 달라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30층 이상 고층 아파트는 중대형으로 지어졌다. 주로 상업지역에 건설돼 하층부에 상업시설이 일부 들어가는 주상복합으로 지으며, 땅값이 비싸 중대형 중심의 고가 아파트로 지어진다.

아파트는 고층이다 보니 조망권이 좋아 시세가 높게 형성됐고 단지내 상업시설이 잘 발달해 편리한 게 최대 강점이다. 예컨대 강남 도곡동 타워팰리스나 목동 하이페리온 등이 대표적인 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다.

하지만 최근 분양하는 고층 아파트는 주상복합이 아니며, 중소형으로 구성하는 단지가 늘어나고 있다. 부산 등 지방에 주로 공급되고 있는데, 산이나 강, 바다 조망권을 확보했으면서도 저렴해 실수요자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지난 8월 분양해 전주택형 1순위에 청약을 마감한 부산 동원로얄듀크비스타가 대표적이다. 이 아파트는 48층의 고층 아파트로 1079가구의 대단지다. 그런데 170여가구만 전용면적 99㎡ 이고 나머진 모두 85㎡ 미만으로 구성됐다.

대구 달서구에 지어지는 AK그랑폴리스도 30층 높이 아파트인데 전체 1881가구 가운데 264가구를 제외하고 모두 85㎡ 미만으로 구성해 분양에 성공했다.

세종시에도 이런 분위기가 나타났다. 지난 14일 공무원특별공급 청약에서 최고 9.4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세종시 첫 민간아파트인 세종시 푸르지오는 30층 높이 고층이면서 1970가구 가운데 85㎡이하 중소형의 비율이 90%이상이다.

‘초고층=주상복합’, ‘초고층=대형’ 공식 깨져

주택 마케팅 전문업체 홈덱스 이승훈 사장은 “최근 분양시장에서 합리적인 분양가의 초고층 아파트들이 등장해 ‘초고층 아파트는 주상복합’, ‘초고층 아파트는 비싸다’는 기존의 상식을 깨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올 가을 30층 이상 고층이면서 중소형 비중이 많은 아파트가 많이 공급된다.

부산 쌍용예가 디오션, 대전 도안신도시 계룡리슈빌 외에도 인천 남구 도화동 신동아파밀리에(33층), 인천 부평구 부평동 래미안아이원(33층), 경남 양산시 양산3차 동원로얄듀크(31층) 등이 소형 물량 비중이 높은 고층 아파트로 인기를 모을 전망이다.

나비에셋 곽창석 사장은 “주택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바뀌고 상가 경기가 침체되면서 주상복합 아파트의 인기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조망권이 좋은 30층 이상 고층이면서도 중소형 물량을 많이 포함한 실속형 고층 아파트의 인기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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