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5000명으론 부족하다” 삼성, SW 개발인력 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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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삼성전자가 전체 연구개발(R&D) 인력의 50% 수준인 현 소프트웨어(SW) 개발 인력 비중을 70% 수준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인용 삼성 미래전략실 부사장은 “SW의 중요성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현재 삼성전자의 SW 인력은 2만5000명이지만 아직 부족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12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계열사 사장단 회의 브리핑에서다.

 이날 사장단 회의에선 김진형 KAIST 전산학과 교수를 초청해 ‘왜 소프트웨어인가’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김 교수와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계열사 사장단은 소프트웨어 인력을 양성하는 대학과 이들 인력을 요구하는 기업 간 공급과 수요에 대한 미스매치(불균형)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삼성 측은 삼성전자가 부족한 SW 인력을 충원하는 데 고충이 많다는 점을 털어놨다. 국내 대학에서 이들 인력을 공급하지 못하는 데다 학생들이 ‘대기업에 가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어 대기업보다 벤처기업이나 게임업체 입사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 “‘인도인을 위해 별도 식단을 마련할 정도로 국내 SW 인력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산업 쪽에서 SW 인력을 흡수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학생들이 관련 학과에 진학하지 않는다”며 “SW 인력이 태부족이라는 점을 알게 돼 대학가의 일부 오해가 풀렸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SW 인력 강화 방침을 밝힌 것은 처음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올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부터 SW 직군을 별도로 뽑는다. SW 인재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여러 대학과 맞춤형 인재 양성을 위한 협약도 맺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올 7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열린 선진제품 비교전시회에서 소프트 기술과 S급 인재, 특허를 삼성의 당면한 3대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당장 확보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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