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한화, 15회 무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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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인 5월의 마지막 주말. 따가운 햇살과 시원한 바람이 어우러진 잠실구장은 엎치락뒤치락 펼쳐지는 승부로 1만5천여 관중이 끝까지 숨을 죽였다. 15회 연장 혈투 끝에 4-4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프로야구 19년 동안 15회 연장전은 오늘 경기를 포함 11번째이다. 경기시간도 4시간 35분으로 올 시즌 최장기록을 경신했다. 양팀의 투구수도 442개로(LG 227개, 한화 215개) 역대 1경기 최다 투구수에 8개 차로 2번째를 기록하는 소모전의 양상.

양팀 모두 1승이 간절한 오늘이었다. 에이스 송진우의 선발등판에다 타순까지 조정하며 배수진을 친 3연패의 한화. 5할 승률을 박차고 매직리그 선두 유지와 동시에 롯데의 상승세를 경계해야 하는 쫓기는 입장의 LG.

승기를 놓고 양팀이 벌이는 팽팽한 줄다리기는 LG가 먼저 줄을 당기며 시작됐다. 1회말 선두 유지현이 송진우가 첫 공으로 무심코 뿌린 높은 직구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홈런으로 연결시킨 것.(시즌 3호, 1회말 선두타자 초구 홈런 시즌2호, 통산 25호) 이후 3안타가 이어지며 2-0.

노련한 송진우가 초반 난조를 보이자 한화의 타선은 더더욱 분발하며 '회장님'을 도왔다. 2회초 로마이어의 볼넷 이후 송지만이 클린업트리오 복귀를 2루타로 신고했고, 갑자기 제구력에 난조를 보인 최원호가 장종훈에 이어 강인권까지 볼넷을 허용하며 밀어내기로 1점을 헌납.

이어 백재호가 우전안타로 주자 2명을 불러들여 3-2로 역전하며 최원호를 조기 강판 시킨 한화는 강석천의 희생플라이로 추가점을 보태 4-2로 초반 흐름을 주도했다.

3회부터 구위가 살아난 송진우는 5회말 뼈아픈 2점을 잃었다. 승리투수 요건을 눈앞에 두고 안재만과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허용했고, 이종열과도 풀카운트까지 밀리다 우전안타를 얻어맞았다.

다행히 유지현의 타구는 유격수 정면에 갔지만 김재현의 타석 때부터 일이 꼬였다. 폭투로 1점을 헌납하며 1루 주자까지 2루로 가자, 이번엔 견제구가 뒤로 빠지며 3루로 보내줬고 패스트볼로 홈까지 들여보내 4-4가 되면서 경기는 다시 원점.

LG는 6회와 7회 선두타자가 살아나갔지만 모두 득점에 실패했고, 연장 10회 무사 1루에서 유지현이 쓰리번트까지 감행하며 1점을 향한 처절한 몸부림을 시도했지만 이 역시 헛수고. 한화도 14회초 1사 만루에서 강석천의 병살타로 눈앞에 왔던 승리를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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