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 확산막자" 유럽연합 공동전선

중앙일보

입력

유전자 변형(GM) 농산물을 둘러싼 논란으로 유럽이 떠들썩하다.

프랑스 정부는 25일 GM 유채꽃을 재배 중이던 6백㏊의 농지를 폐기토록 지시했다. 프랑스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유전자를 조작한 유채꽃에서 추출된 식용기름이 식품제조 등에 사용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또 이탈리아에선 같은 날 1만여명의 GM 반대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 20여명이 부상하는 등 유럽내에서 GM 논란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회원국 농업장관들은 대책마련을 위한 회의를 다음주 포르투갈에서 갖기로 결정했다.

◇ 배경〓이번 논란은 독일 종자회사 아드반타가 수입한 GM 종유(種油)가 영국.프랑스.독일.스웨덴 등의 1만3천㏊가 넘는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는 사실이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에 의해 폭
로되면서 시작됐다.

그린피스는 독일 정부에 대해 GM종자가 유럽전역에 퍼지게 된 경위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며 대대적인 공세를 펴고 있다.

유럽의 정부들이 미국과 달리 유전자 변형식품의 유통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온 것도 또 다른 배경으로 작용했다.

◇ 변형식품 논쟁〓1995년 미 몬샌토사가 GM콩을 처음으로 상품화한 이후 생산이 확대되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유통되는 GM 농산물의 3분의2를 생산하는 미국과 캐나다는 이의 생산을 지지하고 있다. 미국은 옥수수 생산량의 36%, 콩 55%, 목화의 43%가 유전자 변형에 의한 것이다.

미 스탠퍼드대의 소머 빌 박사는 "GM기술은 재래의 육종방법이나 방사선, 혹은 열처리로 만드는 돌연변이 종자보다 훨씬 안전하다" 고 주장했다.

중국도 독자적인 GM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지난해의 경우 유전자 변형 농산물 재배면적이 30만㏊에 이르러 세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EU국가들은 지난달 10일부터 'GM인증제도' 를 시행했다. 이 제도는 최소한 1% 이상의 GM성분을 포함한 식품 및 첨가제의 경우 이를 반드시 표시토록 의무화한 것으로 유전자 변형 농산물의 유통을 가급적 막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96년 3억5천만달러에 이르렀던 EU의 미국산 옥수수 수입액은 지난해 1백만달러로 줄어들었다. 또 영국 로위트 연구소 아라파트 푸스타이 박사는 "GM감자로 사육된 쥐의 면역체계가 약해지고 장기가 손상된다" 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프랑스의 농림부도 "GM 농산물이 안전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는 부정적 입장이다. 아시아에선 일본이 내년 4월부터 인증제도 실시를 검토하고 있다.

◇GM(Genetically modified)이란=70년대 중반 꽃피기 시작한 생명공학 기술이 농산물의 품질 개량과 수확증대를 위해 도입된 것.현재 40여종 이상이 개발돼 각종 가공 식품의 원료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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