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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은 회사채 상환, 상선은 기업어음이 문제

중앙일보

입력

현대 정몽헌 회장은 26일 "현대건설과 현대상선의 자금난은 경영권 분쟁.현대투신 문제 등으로 시장에서의 신뢰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며 영업상황이 나빠 그런 것은 아니다" 고 말했다.

현대 고위 관계자는 "이들 두회사가 발행한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의 만기 도래분을 금융권이 연장해주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 설명했다.

◇ 문제〓현대건설 이종수 기획이사는 "단기 유동성은 문제가 없으며 다만 금융권이 만기가 된 회사채에 대한 만기 연장에 대해 다소 까다롭게 나오고 있다" 고 말했다.

지난 22일 만기가 돌아온 2백억원 규모의 회사채에 대해 외환은행에서 문제삼았다고 현대측은 설명했다.

현대건설로선 외환위기 이후인 1997~98년 대량으로 발행해 차례차례 만기가 닥쳐올 회사채의 상환문제가 가장 큰 숙제다.

올해 안에 돌아오는 회사채가 원금만 6천8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5월에 돌아오는 것이 5백50억원, 6월분이 7백억원이며 연리 11~13%짜리로 이자부담도 만만찮다.

특히 98년초부터 쏟아낸 회사채 1조4천7백억원어치는 내년초부터 만기가 닥친다. 더구나 현대건설로선 신인도가 떨어져 연 17~22%의 금리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현대건설로선 영업수지가 급속도로 개선돼 만기 도래분을 모두 갚거나 금융권의 협조를 얻어 차환(借換)발행해야 한다.

그런데 현대건설은 국내.해외 건설경기의 불황으로 지난해 1천2백8억여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라크에선 공사해주고 9억달러를 받지 못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는 매출 8조원에 순익 2천50억원을 목표로 삼았다" 면서 "이달말까지 돌아오는 회사채 상환에 필요한 자금 5백억원을 외환은행에서 확보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 현대상선은 기업어음 때문에 고심〓현대상선측은 "올해 회사채 만기도래 규모가 1천5백억원으로 별 문제가 없는데 두세달짜리 단기 기업어음이 골칫거리" 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의 기업어음 발행규모는 3천억원 규모로 지난주부터 금융권에서 현대를 상대로 자금운용을 빡빡하게 하자 금세 현대상선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상선은 99년말 현재 부채비율 1백81%, 매출 4조8천억원, 순익 1천4백39억원으로 재무상황이 양호하다고 회사측은 강조한다.

또 한달평균 4백억원의 현금이 들어오기 때문에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그룹의 대북사업 창구인 현대아산에 40%의 지분을 갖고 있고 지난해 이 사업과 관련해 3백억원의 적자를 낸 것이 문제" 라며 "북한에 6년에 걸쳐 주기로 한 9억달러를 대부분 현대상선에서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자금압박을 받는 것" 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측은 "현대상선의 총매출 가운데 대북사업 지출비용은 5% 안팎으로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 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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