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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연 1000억 달러 교역 …‘아세안’의 재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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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조영재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2011년 현재 중국에 이어 한국의 둘째 교역상대는 어디일까? 흔히 미국, 일본 또는 유럽연합(EU)을 떠올리겠지만 답은 동남아국가연합, 즉 아세안이다.

 1967년 설립된 아세안은 현재 동남아 10개 회원국(브루나이·캄보디아·인도네시아·라오스·말레이시아·미얀마·필리핀·싱가포르·태국·베트남)이 가입한 지역협력체다. 2015년까지 인구 6억의 단일시장과 생산기반의 공동체 구축을 목표로 통합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와는 89년 ‘대화관계(Dialogue Relations)’를 맺은 이후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제반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빠르게 발전시켜오고 있다.

 한국과 아세안 간 무역 규모는 89년 82억 달러에서 2010년 973억 달러로 약 11배 증가했다. 투자 규모 역시 9000만 달러에서 43억 달러로 무려 46배 성장했다. 사회·문화 분야도 급속히 늘고 있다. 상호 방문객이 연간 400만 명에 달하고, 약 20만 명 이상의 동남아 국민이 우리나라에 거주하고 있다. 아세안은 에너지·광물 등 천연자원 및 원자재 공급원을 넘어 아시아의 떠오르는 역동적 성장 지역이자 한국 정부의 ‘신아시아 외교’의 핵심 대상 지역이 됐다. 2010년 한국이 아세안과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를 맺음으로써 양자 간 교류와 협력이 모든 분야에서 보다 확대·심화될 전망이다.

 이런 외형적인 관계 확대 못지않게 중요한 게 서로 ‘아는’ 것이다. 서로에 대한 깊은 문화적 이해와 공감대 형성이 뒷받침돼야만 양자 관계가 보다 탄탄해질 수 있다. 성숙하고도 건실한 협력관계는 상호 이해와 존중의 단단한 기초 위에서만 세워질 수 있다.

 한-아세안센터(ASEAN-Korea Centre)의 주된 역할이 이것이다. 센터는 한국과 아세안 회원국 간 경제 및 사회·문화 협력 증진을 목적으로 2009년 3월 설립된 국제기구다. 우리 국민의 아세안에 대한 이해의 기반을 넓히기 위해 매년 동남아시아 문화를 알리고 소개하는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있다. 올해도 한-아세안센터는 외교통상부와 함께 ‘2011 아세안 문화관광축제’를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 야외공연장에서 개최했다. 아세안 각국의 춤·음악·음식 등 색다른 문화를 함께 즐기고 체험하며 동남아시아를 더욱 가깝게, 그리고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풍성한 문화축제가 펼쳐졌다. 가족 단위로 동남아의 독특한 전통공연, 다양한 문화체험, 유익한 관광정보를 한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시민축제가 됐던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 서울 금호미술관에서는 8일까지 한-아세안 현대미디어아트 ‘CROSS-SCAPE’전이 열리고 있다. 아세안과 한국을 대표하는 27명의 사진작가가 예술가의 시각과 감성으로 재해석한 아세안의 이미지를 만나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와 아세안은 한층 가까워진 이웃이며, 공동 번영을 위해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중요한 파트너다. 이번 축제에 참여한 많은 시민이 동남아시아의 다양한 문화를 즐기고 새롭게 발견해 아세안을 더욱 가깝게 느끼는 기회가 됐기를 빈다.

조영재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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