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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 저축은행 성적표 … 89곳 중 41곳 적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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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전국 91개 저축은행의 ‘성적표’가 공개됐다. 예상대로 실적은 최악이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과 저축은행중앙회의 2010회계연도(2010년 7월~2011년 6월) 경영공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현재 공시를 마친 89개사 가운데 41곳은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적자)였다. 41곳의 적자규모는 1조1042억원이었다. 여기에 최근 영업정지 된 7개 저축은행을 포함하면 적자규모는 2조5000억원을 넘어선다. 2008회계연도 적자 565억원, 2009회계연도 적자 7728억원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앞서 지난달 28일 상장했거나 공모채를 발행한 25개 저축은행(영업정지된 6개의 상장 또는 공모채 발행사 포함)이 외부감사법에 따라 경영상태를 공개했고, 현재 영업 중인 나머지 저축은행이 이날 공시를 마쳤다.


 집계 결과 우량 저축은행 수는 감소했다. 금융사의 건전성을 말해주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8% 이상, 고정이하 여신 비율(연체기간이 3개월 넘은 부실채권 비율)이 8% 이하인 ‘8·8클럽’ 수는 지난해보다 크게 줄었다.

 하지만 BIS 자기자본비율은 대부분 양호한 수준이었다. 다만 금융당국이 강도 높은 경영진단을 통해 자산건전성을 엄격히 분류함에 따라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높아졌다. BIS비율이 20%를 넘는 저축은행은 삼보(99.77%)·스타(36%)·한신(23.99%)·부림(22.74%) 등 9곳에 달했다. BIS비율이 10%를 넘는 저축은행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흑자를 냈다. 반면 BIS비율이 10% 미만인 저축은행은 적자를 기록한 곳이 더 많았다.

 토마토저축은행의 영업정지로 한때 예금인출 움직임이 있었던 토마토2저축은행은 BIS비율이 6.52%로 감사의견이 ‘적정’이었다.

 한편 아직 공개되지 않은 적기시정조치 대상 저축은행 6곳이 어디인지는 이날 공시자료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제재조치 내용을 공개하면 부실저축은행으로 인식돼 예금인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앞서 지난달 18일 모두 13곳의 저축은행을 경영부실에 따른 적기시정조치 대상으로 선정하고 7곳에 대해 영업정지 조치를 내렸다.

김혜미 기자 create@joona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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