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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주년 맞은 김황식 총리 "빚내서 복지 확충하는 것은 위험"

중앙일보

입력

 김황식 국무총리는 지난달 30일 “빚내서 일시적으로 복지를 확충하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를 순방 중인 김 총리는 취임 1주년(1일)을 맞아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속 가능한 복지를 위해 국가가 재정적으로 계속 뒷받침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복지 정책은 여러 재정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신중히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지난달 26일 출국에 앞서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일본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가 복지 포풀리즘을 ‘자손들 명의의 신용카드를 아버지와 조부모가 멋대로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썼는데 우리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라고 밝혔다.

최근 영화 ‘도가니’로 사회적 이슈가 된 사회복지법인의 인권침해와 관련, “복지가 제대로 정착하는 긴 역사를 갖고 있지 않아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철저하게 감독하고 복지 시설의 비리를 없애는 문제에 대해 정부가 더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잇따라 제기된 대통령 측근의 비리의혹에 대해선 “비리는 성역 없이 철저하게 조사되고, 그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돼야 한다. 다만 이를 레임덕과 연결시킬 필요는 없다”고 힘줘 말했다. 또 남북관계 개선 무드에 대해 “필요한 여건과 분위기가 조성되면 정상회담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정치적 목적이 있거나 보여주기식 정상회담은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김 총리는 지난 1년간 안정적으로 국정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동남권 신공항ㆍ과학기술비지니스벨트ㆍ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이전 등 주요 갈등현안들을 무난히 처리했다. 이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로부터 큰 신임을 얻었고, 한때 여권의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됐다. 김 총리는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제가 (서울시장에) 적합한 인물은 아니라고 소박하게 생각했다”며 “저는 임명직을 주로 했는데 선거에 나가서 소위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평소에 생각해보지 못한 분야라 그런 점에서도 개인적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사회와 정부를 안정감있게 끌어가는 것이 제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업무”라며 “이슬비처럼 조용히 내리지만 대지에 스며들어 새싹을 키우고 열매를 맺는 역할을 하는 총리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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