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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축구] 유로 2000을 빛낼 스타 (3) - 에드가 다비즈(Edgar Davids)

중앙일보

입력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로 손꼽히는 선수를 꼽자면 프랑스 월드컵을 우승시킨 지네딘 지단을 비롯하여 라치오의 베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베컴, 바르셀로나의 루이스 피고, 등등 여러 선수들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소개할 이 선수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그 중 하나임을 증명하는 데는 그리 많은 설명이 필요치 않다. '98 프랑스 월드컵에서 우리와 맞붙어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네덜란드의 에드가 다비즈가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축구장에서의 고글 착용과 프랑스 월드컵의 마스코트였던 푸틱스를 연상시키는 헤어스타일 등 특이한 외모로 더욱 시선을 끄는 다비즈는 현재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에 소속되어 있다.

소속팀에서 주로 중앙의 수비형 미드필더 내지는 왼쪽 사이드 어태커의 역할을 맡고 있는 그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맹렬한 승부근성을 지닌 투지의 화신'이라고 할 수 있겠다. 덧붙여 다부진 몸놀림과 테크닉마저도 겸비한 최적의 미드필더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스물 일곱살 그의 축구 인생은 출발부터 화려했다. 수리남 태생으로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 유소년 팀에서 활약한 그는 18살 때인 91/92 시즌 프로에 입문한다. 데뷔 첫해 성적은 13경기 출전에 2골.

명장 루이스 반 할 감독의 조련 하에 이듬해 UEFA 컵 우승을 시작으로 이어지기 시작한 90년대 아약스 신화에 그는 맡은 바 역할을 십분 소화해내며 서서히 주역으로 부상하기 시작한다.

소속팀 아약스의 네덜란드 컵 우승, 93/94 시즌부터 95/96 시즌까지의 리그 3연패, 94/95 시즌 팀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 그리고 뒤이은 유럽 슈퍼컵 우승과 도요타컵 우승 등 다비즈는 숱한 영광의 순간들이 있기까지 팀의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

이런 활약에 힘입어 그는 축구의 엘도라도 이탈리아로 진출하게 되었고, 팀의 동료였던 보가르데, 클루이베르트, 라이지거 등과 함께 같은 AC 밀란의 유니폼을 입게 된다.

하지만 페루지아와의 리그 경기 도중 다리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게 된 탓에 출장 횟수는 줄어들고 이는 새로운 무대에 채 적응하기에 앞서 한동안의 슬럼프로 이어지고 만다.

결국 함께 아약스를 떠나온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그는 다시금 보따리를 싸야했고 그가 다시금 둥지를 튼 곳은 현재의 소속팀 유벤투스였고, 그 해 97/98 시즌을 우승으로 이끌면서 제 2의 전성기를 꽃피우게 된다.

지난 프랑스 월드컵 16강전 유고와의 경기에서 1대1 동점인 가운데 연장에 들어가기 앞서 종료직전 천금같은 중거리 슛으로 팀을 구해내기도 했던 다비즈.

당시 천재 게임메이커로 주목을 받던 세도르프를 제치고 당당히 주전 플레이메이커로 기용되며 팀을 4강에 견인했던 그에 대한 스타출신 리카르트 감독의 신임 역시 이전 히딩크 감독못지 않다.

베르캄프, 클루이베르트, 세도르프, 코쿠, 오베르마스 등의 초호화 진용을 자랑하는 네덜란드지만 그 전술의 핵은 다비즈가 될 것이라고 그는 감히 말한다.

지난 유로 96에서 감독과의 불미스러운 일로 도중하차한 그로서는 이번 대회를 만회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소속팀 동료인 지단과 함께 유니세프 대사로 전쟁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어린이들을 돕는 일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그가 그라운드에서 축구의 대사로 활약하는 모습은 어떠할지 6월의 그라운드를 관심있게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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