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시장·해외 진출로 신성장 동력 확보 나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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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여름이 가고 서늘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다. 그러나 증권업계에는 더욱 찬바람이 불고 있다. 세계 금융 불안으로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은 올 7~9월 증권사 실적이 전 분기보다 11%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주요 증권사는 해외에 적극 진출하는가 하면, 각종 주력 상품을 내세우며 마케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요즘 증권가의 화두는 ‘은퇴’와 ‘해외 진출’이다.

김창규 기자

◆삼성증권=삼성증권은 은퇴 후 ‘자산가치’를 지키려는 투자자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은 “수퍼리치와 노후를 설계하는 베이비부머의 자산을 끌어들일 ‘금리+α’형 상품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했다. 8월에 선보인 ‘POP골든에그어카운트’가 대표적이다.

박 사장은 “선진국의 장기적인 금리 하락 추세로 볼 때 예금과 연금에 의존하는 대부분의 베이비부머는 낮은 수익률과 실질가치 하락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자산관리 방법으로 옮겨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기존 증권사 자산관리 상품은 위험자산이 중심이었지만 이 서비스는 투자자금이 아닌 장기 생활자금은 안전 자산으로 분리 운용해야 한다는 철학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KDB대우증권=KDB대우증권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임기영 KDB대우증권 사장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41주년 창립기념식에서 “글로벌 금융투자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우리는 용기 있는 도전을 지속해 왔다”며 “산업은행과의 협력체제를 공고히 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신성장 동력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해외 진출 가속화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WM) 등 각 사업부문 역량 강화 ▶프라임브로커와 헤지펀드 시장 초기 선점 등을 제시했다.



◆우리투자증권=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도 글로벌 IB로 도약하기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미국 Evercore IB와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와 ‘협력 협정’ 했다.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이나 해외 기업의 국내 진출 등 IB시장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고 있는데다 금융자본의 한국 투자 규모도 급격히 늘고 있다.

황 사장은 “고객의 니즈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IB 역량 강화를 검토했으며 그 전략의 일환으로 이들 기관과 전략적 제휴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중화권 사업 확대를 위해 글로벌 사업부를 홍콩 법인으로 전진 배치했다.

◆하나대투증권=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은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수익성을 크게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계열사인 하나은행과 주식, 펀드 세미나 개최, PB고객 증권계좌 이관 등 공동 마케팅을 펼친다.

또 CMA와 지난해 새로 시작한 해외선물 등을 활용한 신규 고객 창출로 개인고객 자산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하나 투자권유인(FA)제도와 모바일 사업을 통해 새로운 신규 수익원 찾기에도 중점을 둘 예정이다.

◆신한금융투자=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은퇴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은퇴 준비를 못했거나 은퇴 준비가 미흡해서 보완하고 싶은 고객에게 맞는 상품을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은퇴시장에 초점을 맞춰 월지급 상품인 ‘Dr.S 골든 트리’를 선보였다. 이 상품은 고객 성향에 따라 펀드·채권·ELS 등 다양한 자산에 목돈을 투자해 월지급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신탁 솔루션’은 브라질 국채 신탁 상품이다. 브라질 국채에서 발생하는 높은 이자로 월지급을 받는 상품으로 연 9% 수준의 높은 지급률을 기대할 수 있어 인기다.

◆현대증권=최경수 현대증권 사장은 범현대그룹을 활용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현대그룹플러스증권투자신탁1호가 대표적인 예다.

이 상품은 한국 경제의 도약을 이끌어온 범현대그룹주의 실적 회복과 가치평가에 확신하며 범현대그룹 관련 주식에 100% 투자하는 펀드다. 이 상품은 2009년 9월 14일 운용을 시작한 이래 뛰어난 수익률을 보여 수탁액이 1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사업 분야의 경우 브로커리지는 물론 자기자본투자(PI), 자산관리, IB 등 전 사업부문에서 고르게 이익을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다양한 판매채널을 바탕으로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부문에서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 IB와 PI까지 모든 부문에서 생산성을 높여 시장의 부침에 영향받지 않고 안정적 수익을 내는 사업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특히 ‘고객 최우선주의’를 실천해 고객에게 ‘평생 금융동반자’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고객의 마음처럼 함께 크는 자산관리 서비스’ 라는 의미를 담은 I’M YOU(아임유)라는 신개념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상품은 기존의 상품분산에 집중 된 자산관리서비스와 달리 경제·시황 분석부터 자산배분, 편입자산 선정, 리스크 관리까지 제공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은 7일 열린 ‘미래에셋 글로벌 헤지펀드 포럼’에서 “한국은 고령화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고령화와 높은 시장 변동성 속에서 헤지펀드가 투자자들의 수요에 적합한 자산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령화로 인해 금융시장이 자산축적의 시대에서 자산관리 시대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도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표적인 상품은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채권펀드다. 23일 기준 설정액이 1조1685억원에 달하는 업계 최대 규모 해외채권펀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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