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여전 … “실속 차리자” 방향 전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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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만 해도 각 은행은 ‘영업 대전’을 예고했다. 금융위기의 여파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몸집을 키워나갈 때라고 봤기 때문이다. 실제 올 상반기 각 은행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실적을 되찾았다. 각 은행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잇따라 예고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계속 위기 요인으로 지적되던 남유럽 재정위기가 문제의 근원이었다. 남유럽은 물론 서유럽 금융권까지 흔들리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졌다. 일부 유럽계 은행들이 자금을 회수하면서 국내 은행에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주요 시중은행들도 전략을 바꿨다. 무리한 외형 성장을 추구하는 대신 내실 다지기로 방향을 튼 것이다. 실제 각 은행은 4분기 영업전략으로 내실경영과 리스크 관리를 중요한 키워드로 꼽았다. 고객 뺏어오기보다는 기존 고객의 로열티를 높이는 쪽으로 영업의 초점을 둔 것이다.

동시에 은행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자각도 높아졌다. ‘비올 때 우산 뺏는’ 냉정하고 차가운 금융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공생발전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각 은행은 비전 있는 중소·중견기업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지원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새희망홀씨대출 등 사회적 소외계층을 배려하는 금융상품도 적극적으로 지원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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