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외국인 기업·경제단체들 북한 돕기 활발

중앙일보

입력

최근 주한 외국기업.경제단체들의 북한 돕기 활동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 주류이지만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외국 기업들의 '대북 진출' 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의 일환으로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주한 미국상공회의소(AMCHAM)는 자선 재단인 유진 벨 재단과 공동으로 북한의 폐결핵 환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기금 조성에 나설 방침이다.

미상의는 이를 위해 오는 6~7월께 스티븐 린턴 유진벨 재단 이사장을 회원사 모임에 초청, 북한 폐결핵 환자들의 실상을 듣고 지원 규모 및 방법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태미 오버비 미상의 상근 부회장은 "회원사들이 북한 진출을 준비하는 만큼 북한과 협조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차원에서도 대북 지원 활동이 필요하다는 게 회원사들의 일치된 의견" 이라고 말했다.

주한 EU상공회의소(EUCCK)도 소속 유럽 기업인 회원들이 주축이 돼 북한 어린이 돕기 기금 모금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EU상의 지동훈 부장은 EU 지역의 기업인들이 조만간 열릴 파리~베를린 간 자동차 랠리행사 등 국내외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북한 어린이 돕기성금 등 기금을 조성해 전달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특히 EU상의는 당초 국내 대북지원단체에 북한 지원을 희망하는 회원사를 연결해 주는 정도의 소극적인 지원 입장에서 탈피, EU회원국 외교관.기업인들이 참석하는 자선 바자를 여는 등 대북 지원 사업을 적극 벌이기로 최근 내부 방침을 정했다.

개별 외국 기업들의 북한 돕기도 부쩍 늘고 있다.

스위스계 패밀리 레스토랑인 마르쉐는 21일까지 22일간 국제 지원단체인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와 함께 북한 어린이 지원 행사를 열고 있다.

'북한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엔 어린이 고객이 '사랑의 메뉴' 를 주문하면 개당 1천원을 적립하는 방식으로 기금을 모으고 있다.

또 지난해 홍콩의 투자전문회사인 CDL사에 인수된 힐튼호텔도 이달 초에 펼친 불우이웃돕기 행사를 통해 조성된 기금 1천여 만원을 북한 어린이 지원기금으로 전달했다.

이밖에 미국 최대의 화장지 메이커인 킴벌리 클라크와 유한양행의 합작사인 유한 킴벌리사도 최근 북한 숲 가꾸기 지원 단체의 '평화의 숲 국민운동' 을 통해 20만 그루의 잣나무 묘목을 지원하는 등 북한 돕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한 킴벌리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약 1억2천만원 규모의 북한 숲 가꾸기 지원금을 조성, 지원했었다" 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