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스포츠레저시설 경매 급증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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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한기자] 27일 오전 경기도 고양지방법원 경매7계. 감정가 429억7840만원인 파주시 월롱면 금강산랜드가 네번 유찰 끝에 106억40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24.8% 수준이다. 이 스포츠레저시설은 5만6427㎡ 크기의 토지에 수영장, 찜질방, 골프연습장 등이 들어서는 전체 면적 8119㎡ 크기의 건물로 구성돼 있다.

지난 20일엔 부산지방법원 동부산4계에서 감정가 28억원인 해운대구 우동 트럼프월드센텀 내 1107㎡형 스포츠센터가 3번 유찰된 후 16억30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요즘 경매시장에 경기 침체로 인한 사업 부진으로 매물로 나오는 스포츠레저시설이 많아졌다. 수십억원 규모에서 수백억원 규모까지 다양해 눈길을 끈다. 하지만 대부분 복잡한 채무관계가 얽혀 있고 사업 전망 자체가 밝지 못해 3~4번씩 유찰되는 게 기본일 정도로 쉽게 낙찰되지는 않는 편이다.

부동산 경매전문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복잡한 채무 문제로 갈등을 겪으면서 준공 후 2년 동안 개장하지 못하고 있는 경기도 의정부시 장암동 중랑천변에 소재한 복합리조트 아일랜드캐슬 일부가 결국 경매로 넘어갔다. 이 시설은 3만8784㎡ 부지에 콘도 531실, 호텔 101실과 하루 8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실내 워터파크·스파시설을 갖췄다.

이 중 1~2층 상가와 3층의 실내골프장, 4층 헬스장, 5~6층 목욕시설, 7층~14층 호텔 등이 이번에 경매로 나온다. 28일 의정부지방법원에서 감정가 365억원에 첫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2006년 7월 착공에 들어간 아일랜드캐슬은 2008년 1월부터 분양했으나 미분양이 속출했고 2009년 11월 준공허가를 받고 2010년 7월 여름 성수기 개장을 홍보하며 인터넷홈페이지에서 이벤트도 벌이기도 했다.

현재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자산신탁이 위탁사인 유니온브릿지홀딩스의 부채를 이유로 개장을 미루고 있으며, 시공사인 롯데건설은 공사비 600억원을 지급받지 못한 데 대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에 5회 이상 유찰 시설 많아

이처럼 경기 침체로 사업이 잘 안돼 경매에 나오는 스포츠레저시설이 요즘 부쩍 늘었다. 내달 7일엔 감정가 132억3200여만원인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설악스파랜드가 경매에 처음 붙여진다.

같은 달 11일엔 감정가 712억4200여만원인 용인시 처인구 삼가동의 목욕시설인 영진레저도 경매를 진행하며, 21일엔 감정가 132억2800여만원인 동두천시 상패동 유진스포렉스 골프연습장이 경매 매물로 나온다.

모두 유찰횟구가 많아 최저가가 50% 밑으로 뚝 떨어진 상태다. 영진레저는 7차례 유찰돼 149억6100여만원부터, 유진스포렉스는 5번 유찰돼 43만3457만원부터 각각 경매를 시작한다.

지방에서도 스포츠레저시설이 매물로 많이 나오고 있다.

대전 유성구 하기동 노은골프연습장,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페블비치파3골프장, 경북 구미시 한창스포츠, 전남 해남군 삼산면 해남온천관광랜드, 전북 익산시 모현동 프라자골프 등이 모두 내달 경매에 붙여지는 매물들이다.

지지옥션 남승표 선임연구원은 “경기부진의 여파로 수도권은 물론 지방의 스포츠레저시설 사업자 가운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사업전망 자체가 그다지 밝지 못하기 때문에 여러차례 유찰되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에 낙찰가율은 상당히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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