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자신감 생겼나…해외 주재원 가족 동반 체류 허가, 이유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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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북한 대사관 [출처=중앙포토]

최근 북한이 해외 주재원의 가족 동반을 허가하는 등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자녀와 친인척들을 북한에 인질 삼아 남겨두도록 했던 예전과는 딴판이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세습과정에서 나타난 이례적 변화다.

26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중국의 한 대북소식통은 "중국과 러시아 등 북한과 우호관계에 있는 나라 주재원들은 이미 처와 자녀를 다 데리고 나온 지 꽤 됐다"며 "요즘은 유럽이나 동남아에 거주하는 재외 공관원들에게도 이런 조치가 적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얼마 전까지 대사관이나 무역대표부, 국제기구에 파견된 고위층 인사들의 망명을 막기 위해 자녀나 직계 친척들을 평양에 남겨두고 출국하도록 조치해왔다. 망명을 막으려는 고육책이었다.

요즘들어 보이는 북한의 알 수 없는 자신감은 김정은이 북한 영사관이나 무역 대표부에 '충성분자'들을 배치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중국의 한 대북 무역업자는 "최근 외국주재 북한 영사관이나 무역 대표부에서 일하는 실무진들은 거의 30~40대로 바뀌고 있다"며 "이들은 김정은의 신임을 받고 있어 망명 우려가 없는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덕분에 북한 특권층 자녀들은 세계 곳곳의 문화를 마음껏 체험하고 있다. 제3국에서 북한 고위층들과 자주 접촉하고 있는 한 소식통은 "해외에 주재하고 있는 북한 특권층 자녀들과 유학생들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킹에 접속해 세계 문명을 접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과 싱가포르, 독일 등 세계 곳곳에 나간 자녀들은 친구끼리 메신저를 하거나 e-메일을 보내며 교제를 한다. 이들은 한국의 노래나 드라마, 패션을 따라 하면서 한국 문화에 깊이 빠져든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트위터에 접속한 북한 고위층 자녀들은 'XX 힘들다' '밥 묵었나?' 등 한국의 사투리까지 흉내낸다"고 전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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