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축제 오세요” 허수아비들 손짓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김제시 광활면 주민들이 벽골제 안에 세운 ‘외국인의 보리수확 체험’허수아비.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콩쥐는 깨진 항아리에 물을 채우는 중이다. 엄마 옆에 선 팥쥐의 얼굴에는 심술이 가득하다. 동네 사람들은 안타까운 모습으로 이들을 쳐다보고, 초가 담장 위에서는 가을볕에 호박이 영글어 간다. 전북 김제시 금구면 호남고속도로 나들목에 세워진 ‘마당놀이 허수아비’의 풍경이다. 금구면 이장 10여명이 8~9월 한달간 만든 이 허수아비는 지난 11일부터 나들목에서 이번 주말부터 열리는 지평선축제를 알리고 있다.

 허수아비가 김제시의 지평선축제를 알리는 홍보 마스코트로 등장했다. 지평선축제는 2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벽골제 일원에서 열린다. 김제시민들은 벽골제와 고속도로 입구 등 19곳에 허수아비를 만들어 세웠다. 요촌동 주민은 축제의 성공을 기원하며 신명난 장단에 어깨춤을 추는 농악놀이를 형상화 하고, 광활면에서는 외국인들의 보리 수확 모습을 재연했다. 월촌동 주민들은 관광객과 함께하는 ‘입석줄다리기’를 표현하고, 죽산면에서는 ‘수박서리, 이놈 게 섰거라~’제목으로 상상력을 발휘했다.

2009년에는 김연아· 박지성 선수의 모습을 실물 크기로 선보였고, 지난해는 월드컵축구 16강 진출을 기원하는 허수아비를 만들어 호응을 얻었다.

장대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