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가다마이’는 일본에서 온 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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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갑자기 가을이 찾아왔다. 한여름 같은 더위에 전력 과부하로 정전 사태가 일어난 것이 엊그제인데 계절의 변화는 참으로 한순간이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그간 가벼운 옷차림으로 근무하는 직장인이 적지 않았으나 이제 다시 정장 양복을 차려 입어야 할 때다. 양복을 ‘가다마이’라 부르는 사람이 많다.

 양복은 싱글 양복(상의 단추가 한 줄로 된 것)과 더블 양복(상의 단추가 두 줄로 된 것)이 있다. 일본어로는 ‘싱글(single)’을 ‘가타마에(片前, かたまえ)’라 하며 싱글 양복을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더블(double)’은 ‘료마에(兩前, りょうまえ)’라 하며 역시 더블 양복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다.

 이 ‘가타마에’란 말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뒤 ‘가다마이’로 변해 지금까지 쓰이고 있다. ‘가다마이’를 간결하게 ‘마이’라 부르기도 한다. 더블 양복이 그리 흔한 편은 아니지만 이를 뜻하는 ‘료마에’는 우리나라에선 ‘요마이’로 불린다.

 일본어에서 온 말이므로 ‘가다마이’는 ‘싱글 양복’, ‘요마이’는 ‘더블 양복’으로 부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싱글이냐 더블이냐를 따지지 않고 통칭 ‘가다마이’ 또는 ‘마이’라 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우리말로 그냥 ‘양복’이라 해도 된다.

배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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