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 갖춰

중앙일보

입력

'사회주의 시장경제(socialist market economy)' 를 표방하고 있는 중국이 사실상 웬만한 자본주의 국가 이상의 자본주의 체제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은행 산하 국제금융공사(IFC)는 10일 "1998년 중국의 민간부문 생산이 국내 총생산(GDP)의 33%를 차지, 공공부문(37%)을 위협할 만큼 비중이 커졌다" 고 밝혔다.

IFC는 농촌기업인 향진(鄕鎭)기업의 증가를 민간부문 성장을 이끈 주요인으로 꼽았다.

또 국유.사영.향진.집체기업 등으로 분류되는 중국의 기업 유형 가운데 국영과 준국영이 혼재된 집체기업의 절반 가량이 사실상 사영기업에 해당돼 중국의 자본주의 스타일 시장경제 이행 속도는 더욱 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민간부문 성장과 관련해 신빙성있는 통계수치가 발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978년 덩샤오핑(鄧小平)이 개혁.개방 정책을 선언하기 전까지 중국에서는 모든 형태의 사영기업이 금지됐다. 길거리에서 시계 등을 파는 노점상은 체포 대상이었고, 수년간의 중노동을 선고받기도 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경제 개혁이 가속화되면서 민간부문 생산이 급속히 증가했고,

특히 98년 주룽지(朱鎔基)총리가 취임한 이후 사상 최초로 '사유경제' 를 헌법으로 보장하는 개헌안이 발표되기도 했다.

이같은 흐름 덕분에 한때는 범죄자 취급을 받던 상인들이 이제는 존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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