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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기 속에 은행이 들어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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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M폰을 이용하면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 없이 은행업무를 볼 수 있다.

전화기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목소리로 통화를 주고받는 단말기에서 각종 금융 업무까지 담당하는 스마트 기기로의 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SK브로드밴드가 최근 출시한 은행업무 겸용 전화기 ATM폰이 그 예다. 와이파이(Wi-Fi) 인터넷전화기에 IC카드 리더기가 내장돼 있어, 계좌이체·조회와 같은 전자금융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은행의 365일 코너에 있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전화기 속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ATM 기기를 사용하려고 자주 외출했던 사람들을 비롯해 인터넷 뱅킹이 어렵고 보안이 걱정돼 텔레뱅킹만 사용해온 주부, 입출금내역 확인을 자주 해야 하는 쇼핑몰 운영자, 지로 공과금 납부가 번거로운 자영업자와 같은 이들이 주목할 만한 서비스다.

 ATM폰은 인터넷뱅킹이나 텔레뱅킹에 비해 사용이 편리하다. 휴대전화나 유선전화를 이용한 기존 금융거래에는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를 갖춰야 했지만 ATM폰에서는 이것 없이도 인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PC를 켜거나 텔레뱅킹 센터에 전화를 걸 필요 없이 전화기에 은행 카드를 직접 넣으면 된다. ATM폰으로 은행에서 발행한 전자화폐인 K-CASH도 사용할 수 있다. 현재 경남은행·기업은행·농협·대구은행·부산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SC제일은행의 업무를 ATM폰에서 볼 수 있다.

 사용 절차는 줄었지만 보안성은 오히려 강화됐다. ATM의 IC카드에 사용되는 칩은 고객의 거래정보를 이중으로 암호화해 해킹이나 도청 위험을 최소화했다.

  ATM 기능을 사용할 때의 전화요금은 무료이고, 이체 수수료는 은행을 이용할 때의 3분의 1 수준이다. 평소 통화 요금은 일반 집 전화 요금보다 25%가량 저렴하다.

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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