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호전 불구 코스닥 벤처 영업수지 악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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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기호전에도 불구하고 코스닥 등록 벤처기업들의 영업수지는 오히려 악화돼 코스닥기업 수익구조의 취약성을 드러냈다.

한양증권이 9일 코스닥의 12월 결산 벤처기업 중 현금흐름표를 제출한 1백22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보다 2백% 늘었으나 '영업 현금흐름' 은 오히려 16.9% 줄었다.

이는 코스닥시장의 활황에 힘입어 이들 기업들의 유가증권 및 투자자산 평가이익은 크게 늘어난 반면 실제로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은 오히려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경기회복으로 영업환경이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영업 현금흐름이 나빠진 것은 벤처기업의 상당수가 성장성을 수익성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사업모델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양증권은 풀이했다.

조사대상기업 중 영업활동에 바탕을 둔 현금흐름이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곳은 이지바이오.케이알.대륙제관 등 58개사로 전체의 48%에 그쳤으며 이중 영업상의 현금흐름이 증가한 기업은 34개사에 그쳤다.

영업 현금흐름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기업은 골드뱅크 등 21개에 달했고, 영업 현금흐름이 적자로 전환된 기업도 기륭전자 등 25개였다.

영업 현금흐름이 97년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 기업은 경방기계 등 18개에 그쳤다.

한양증권 유영국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영업상의 현금흐름이 나쁜 기업은 살아남기 어려울 것" 이라며 "영업 현금흐름은 기업의 수익성뿐 아니라 성장성 및 영속성도 예측할 수 있는 만큼 코스닥 투자에서는 주당 현금흐름(CFPS)이나 주가 대 현금흐름비율(PCR)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고 지적했다.

◇ 영업 현금흐름〓기업의 고유활동인 제품판매와 원재료.상품 구입에 따른 현금 유출입 상황을 보여주는 것으로 영업활동과 관련된 기업의 이익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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