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도 다운 받아 읽는 'e-북' 시대 개막

중앙일보

입력

MP3로 노래를 파일로 내려받듯 온라인상으로 책을 다운받아 읽는 e-북(전자책) 시대가 열린다. 와이즈북닷컴(www.wisebook.com)은 이번주부터 e-북 판매에 들어가며 예스24닷컴(www.yes24.com)은 최근 중견소설가들과 e-북 출간계약을 마쳤다.

지난달 13일부터 무료사이트를 시범운영해온 와이즈북닷컴은 8일 정식오픈과 함께 국내최초로 e-북 판매에 들어갔다. 와이즈북닷컴은 문학과지성사.창작과비평사.문학동네.해냄 등 30여 기존 출판사와 연대해 우선 이들 출판사가 출간한 국내작가의 기존 소설을 중심으로 e-북을 선보인다.

8일 처음으로 출간된 e-북은 소설가 홍성원씨의 ''남과 북'' 이다.
''남과 북'' 은 1970년대에 처음 출간된 장편소설. 홍씨가 다시 작품을 손본 뒤 종이책과 e-북으로 동시출간했다. 종이책은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왔다. e-북의 책값은 종이책값의 절반 정도.

본격적인 e-북 시대를 예고하는 것은 기존의 출판사와 무관한 인터넷 벤처기업들의 신규진출이다. 이들은 넉넉한 자본을 배경으로 파격적인 돈을 제시하며 작가들을 끌어모아 새로운 작품을 독점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기존 출판계의 관행과 판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인터넷서점으로 잘 알려진 예스24닷컴은 지난달 28일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중견 인기작가 6명과 e-북 출간계약을 했다.이 회사는 인터넷서점으로 출판계에 자리를 잡은 뒤 전자출판업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전형적인 벤처기업이다.

새로 쓸 작품에 대한 계약을 마친 작가는 박상우.구효서.이순원.윤대녕.하성란.전경린씨 등이다. 이들은 새로운 작품을 내놓는다는 조건으로 우선 1천만원을 저작료로 먼저 받았으며, 책이 나와 팔릴 경우 33%의 인세를 받기로 했다. 기존의 출판사들이 종이책을 발행하면서 제시하는 인세나 원고료의 3배가 넘는다.

박상우씨는 "전자출판 시장이 어떻게 될지 불확실하고 저작권에 대한 관례도 없는 상황에서 작가들이 쉽게 계약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 확실한 벤처기업인데다 조건이 워낙 좋아 계약을 했다" 며 "작가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발표의 장이 생기고, 안정적 수입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환영한다" 고 말했다.

예스24닷컴은 이번달 중 이들 작가의 자전적 단편소설을 우선 한편씩 받아 무료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7월부터는 장편소설을 매월 1~2권씩 유료로 출간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올해 중 20여명의 작가와 계약을 할 계획이다.

예스24닷컴의 유성식 팀장은 "인터넷서점 입장에서 볼 때 인기작가들의 소설을 팔아 수익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기작가들을 확보해 사이트를 홍보한다는 측면의 효과도 중요하다. 따라서 일반 출판사들에 비해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했다" 고 말했다.

예스닷컴은 e-북 저작권과 함께 종이책 출판 저작권도 계약해 종이책 출판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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