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NYT 기자가 치를 떤 北 만경봉호 '삼류' 관광 사진 보니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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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중국 왕이]

"2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어둡고 퀴퀴한 냄새가 나는 만경봉호 선실을 가득 메웠다. 매트리스가 깔린 방 하나에 8명이 배정되기도 했다. 쓰레기는 바다에 버렸고, 바람에 실린 그 쓰레기는 다시 날아들어 왔다."

최근 북한 라진을 출발해 금강산을 돌아보는 4박 5일 일정의 만경봉호 관광을 다녀온 뉴욕타임스(NYT) 기자는 냉담한 평가를 내렸다. 해당 기자는 혹평이 가득한 체험기를 13일(현지시간) NYT에 게재했다. 북한이 야심차게 선보인 만경봉호 관광은 겉만 번지르르할 뿐 실상은 '삼류(三流)' 그 자체였다.

최근 중국의 북한전문사이트에 당시 만경봉호의 풍경을 담은 사진이 게재됐다. NYT의 묘사가 모두 들어맞는 사진이었다. "여종업원들은 음식물 쓰레기를 배 밖으로 던졌고 바람이 불자 쓰레기 일부가 다시 갑판으로 날아들어 왔다"고 기자는 전했다.

중국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 속에서 흰색 유니폼을 입은 여종업원은 손님들이 먹다 버린 컵라면을 배 밖으로 통째로 내다버렸다. 분리수거란 없었다. 얼굴에는 귀찮은 표정이 역력했다.

[출처=중국 왕이]

여러 명이 한 방에서 매트리스를 깔고 쉬고 있는 사진도 올라왔다. 늘어놓은 짐 가방, 비좁은 공간에 이불을 덮고 누운 모습이 흡사 난민을 방불케 했다. 1인실이라고 사정이 이보다 썩 나아 보이지는 않는다. 천장에는 어둑한 형광등이 매달려 있고, 짐을 풀어놓기엔 공간이 비좁아 보인다.

[출처=중국 왕이]

갑판에서는 승객들이 흰색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맥주와 간식 거리를 주문해 먹고 있다. 갑판 바닥에 깔린 카펫은 군데군데 들춰져 있어 얼기설기 나무로 엮어 만든 바닥이 휑하게 드러났다.

[출처=중국 왕이]

저녁 만찬 광경으로 보이는 사진 속에서 일부 관광객들은 즐겁게 춤을 추고 있다. NYT에 따르면 이번 관광에 참가한 이들 중 약 80%가 중국인이었다. 손님의 흥을 돋우기 위해 덩실덩실 춤을 추는 여종업원의 사진도 있다. 만경봉호 만찬에 대해 NYT 기자는 "금속 식판과 형광 불빛, 공용 그릇에 담긴 닭과 오이 등의 모습이 이라크에 있는 미군기지 식당 모습과 비슷했다"고 전했다.

관광객들은 이번 일정을 위해 약 470달러(약 52만 원)를 지불했으며,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면서 "평생 한 번이면 족할 여행"이라 말했다고 NYT 기자는 전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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