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 오세곤 교수『예술강국, 문화대국』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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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펴낸 순천향대 오세곤 교수. [조영회 기자]

제목부터 거창하다. 『예술강국, 문화대국』(오세곤 저, 순천향대학출판부). ‘문화·예술 ·교육을 통한 21세기 국가경영’이라는 무거운 부제도 붙었다.

 1990년대 후반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쥬라기 공원’이 공전의 히트를 치자 우리나라에도 이른바 ‘문화산업정책’이라는 것이 생기기 시작했다. “영화 한편으로 자동차 100만대 수출한 돈을 벌어들였다”는 김영삼 대통령의 한마디가 문화예술정책에 불을 질렀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YS정부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간과했다. 스필버그라는 걸출한 영화감독이 어느 날 아침에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인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스필버그 감독과 ‘쥬라기 공원’은 어린 시절부터 문화예술교육을 받은 뛰어난 창의력의 소유자들이 다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리는 그저 문화산업이라는 이름으로 예산만 많이 투입하면 된다고 오해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21세기는 분명 문화가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 할 것”이라며 “그 문화를 이끄는 힘의 중심이 단연코 예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저자는 지나 온 우리나라의 문화정책의 허와 실을 현장의 눈으로 예리하게 비판하고 있다. 더불어 오랜 기간 무대를 지켜온 예술가로서 ‘생활 속의 예술’은 국가가 정책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임을 강조했다.

 이 책은 국가 추진해야 할 ▶문화예술 지원정책 ▶예술인 양성정책 ▶예술인 복지정책 ▶일반인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정책 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현실에 적용 가능한 실질적 정책 제안까지 포함하고 있어 ‘국가 문화예술 진흥 종합계획’을 제시하고 있다고 해도 손색이 없는 책이다.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난 저자는 연세대학교 불문과를 졸업, ‘장 주네의 희곡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연극평론가협회 부회장, 한국연극교육학회 회장, 한국 대학 연극학과 교수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한국문화예술교육학회 회장, 한국문화예술경영학회 부회장,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 아산문화재단 이사, 충청남도 문화예술진흥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배우의 화술』등이 있다. 『우리읍내』(쏜톤 와일더 작), 『도둑일기』(장 주네 작) 등 다수 작품을 번역하고 연출했다. 순천향대 연극전공 학생들이 만든 극단 ‘노을’을 6년째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대학로에 노을소극장을 건립해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글=장찬우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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