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패트롤] 5월 16일 미국 금리인상 눈앞

중앙일보

입력

모처럼 즐거운 주말을 보낸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다시 맞는 5월은 계절의 정확한 반복과 예측가능성을 푸르름을 더해가는 신록과 무성한 들꽃들을 통해 실감케 한다.

미국의 공금리 인상은 지난주 이후 최대의 관심사다.

정확히 말하면 다음주 화요일(16일)에 미국의 금리인상은 확실시되며, 다만 폭이 문제인 상황이다.

올들어 세번째인 미국의 금리인상은 과열기미를 보이고 있는 경기 때문이다.

미국의 4월 실업률은 3.9%로 30년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1분기 중 개인소비지출은 전년 동기대비 8.3% 증가해 1983년 이후 최고치였다. 인상폭은 전문가에 따라 0.25%포인트와 0.5%포인트로 엇갈린다.

어느 쪽이 맞을지는 1주일 후면 판가름나겠지만, 시장은 이미 금리인상을 전제로 질서있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 증권시장의 다우나 나스닥지수는 지난주 초까지 금리인상을 예상해 약세를 보이다가 웬만큼 반영이 된 주말에는 소폭 오름세로 돌아섰다.

국제시장에서는 환율변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로화나 일본 엔화의 약세가 좋은 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달러가치는 끌어올리고, 상대적으로 유로나 엔화가치는 끌어내릴 것이라는 예상이 작용하고 있다.

유로화나 엔화 약세는 유럽 및 일본산 제품들과 경쟁해야하는 국내 수출기업들에는 반갑지 않은 현상이다.

금리를 올리기도 전에 나타나는 이같은 시장의 선행성은 미국의 경제정책이 예측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예측가능성은 미국 경제를 매끄럽게 돌리는 윤활유 구실을 하고 있다.

금리고 공적자금이고, 도무지 정책방향을 종잡기가 어려운 우리 실정과는 좋은 비교가 된다.

국내에서는 현대투신 문제가 현대그룹의 자구계획 발표로 한고비를 넘겼지만 아직도 '산넘어 산' 같은 양상이다.

현대측의 방안은 국내에서는 그런대로 평가를 받고 있으나 외국의 반응이 시원찮다.

이제는 실천으로 의지를 보여주는 방법 밖에는 없다. 정부의 한국.대한 양대 투신사 부실 해소작업도 이번주에 가시화돼야할 것이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나라종금 예금 대지급을 비롯, 뭉칫돈이 필요한 공적자금을 어떻게 추가로 마련할지도 예측가능한 경제를 위해 정부가 풀어야할 숙제다.

투신문제와 함께 우리 경제의 숙제 중 하나인 대우차 매각과 관련, 내일 방한하는 잭 스미스 GM회장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지난주 부커 포드차 부회장의 방한에 이은 미국 자동차업계 거물들의 잇따른 서울행은 대우차 해결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이번 주말이 시한인 외환은행의 은행장후보 확정이나, 한달가량 공석 중인 예금보험공사 사장 임명 등을 둘러싸고 정부나 금융계에 연쇄 이동이 있을 전망이다.

내일 시작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7대 그룹 내부거래조사는 최근의 정부.재계간 관계 때문에 강도나 방향이 주목된다.

손병수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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