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활불(活佛) “한국과 티베트의 부처는 모두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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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7일 중앙일보사를 방문한 중국 장학활불대표단이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연구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불교의 핵심사상은 윤회(輪廻)다. 모든 생명은 죽은 뒤에도 다시 태어난다는 사상이다. 티베트 불교의 살아있는 부처(活佛)는 바로 윤회사상에 기초한다. 달라이라마도 티베트 불교 가운데 겔룩파의 14대 활불이다.

중국에는 현재 1700여 명의 활불이 있다. 지난 7일 3살 때 활불로 인정받았다는 타드락 탄진 게렉(達扎•旦增格列) 중국불교협회시짱분회 부회장을 비롯해 중국장학(藏學, 티베트 불교 관련 학문)활불대표단(단장 정두•鄭堆•중국장학연구센터 부총간사)이 중앙일보사를 방문했다.

“살아있는 부처(活佛)는 티베트 불교에만 있는 독특한 개념입니다. 활불은 부처의 화신입니다. 사람의 몸을 빌려 인간의 고난을 구제하는 것입니다. 큰 스님이 원적(圓寂, 승려의 죽음)하면 그 절의 승려와 제자들이 탐방조를 꾸려 영혼을 찾아 나섭니다. 우선 천문을 보고 대략적인 위치를 찾아낸 뒤 전생을 알아 내는 기구를 이용해 활불로 추정되는 아이 몇 명을 추려냅니다. 라싸(拉薩)에 가면 당(唐)나라 문성(文成)공주가 장안(長安)에서 가져갔다는 석가모니 불상 앞에서 후보 아동 이름 세 개가 쓰인 상아를 가지고 금병추첨(金甁抽籤)을 통해 활불을 결정합니다. 최종적으로는 중앙정부가 결정합니다. 시짱(西藏)의 사원에는 활불이 반드시 있고 큰 사원에는 몇 명의 활불이 있습니다.”


▲타드락 탄진 게렉(達扎•旦增格列) 중국불교협회시짱분회 부회장(좌)과 정두이(鄭堆)중국장학연구센터 부총간사

티베트의 활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타드락 탄진 게렉 부회장은 과거 시짱 지방정부의 섭정왕이 환생한 제4대 활불로 시짱에 현존하는 500명의 활불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이번 한국 방문 기간 동안 경주 불국사와 서울 조계사를 방문해 시짱과 비슷한 모습의 불상들을 보니 부처님과 불교는 국가에 상관없이 모두 세계의 조화와 인류의 행복을 위해 기여하고 있음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중국 장학활불대표단이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연구원들과 환담하고 있다.

대표단은 이번 방문 기간 동안 동국대학교 학생들과 교류의 시간을 갖고 티베트 불교와 한국불교와의 차이점과 공통점, 달라이라마 문제 등을 논의했다. 대표단은 "한국인들이 티베트와 시짱, 짱족을 혼돈하는 경우가 많다"며 "중국의 소수민족인 짱족은 시짱자치구 인구의 95%인 300만 명을 비롯해 칭하이(靑海), 쓰촨(四川), 깐수(甘肅), 윈난(雲南)성 등지에 모두 600여 만 명이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티베트는 시짱과 같은 개념이 아니며 이들 전체를 일컫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정두이 단장은 특히 지난 2006년7월 개통된 칭짱철도가 바꿔놓은 라싸 일대의 주민들의 생활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물자 유입과 인적 교류가 크게 늘어났고, 무엇보다 식재료가 풍부해졌다"며 "라싸에 식당이 많이 세워져 전 중국의 요리를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관광객들의 방문을 요청하기도 했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xiao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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