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파트 지하에 콩나물시루 … 공터엔 조롱박·수세미 터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2면

영천시 야사동 청구2차아파트 주민들은 올 여름 아파트 뒤편 자투리 공간에 그린 터널을 만들었다. 조롱박이 주렁주렁 달린 터널을 주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경북 김천시 아포읍 국사리 덕일한마음아파트. 건물 7개 동에 1084세대가 사는 마을이다. 주민들은 아파트단지가 올 들어 그린마을로 지정되자 아파트 지하에 콩나물 재배사를 만들었다. 콩나물 시루만 40개쯤 된다. 주민들이 버려지는 지하수를 활용해 수익사업을 하자며 낸 아이디어다. 지하수는 자동으로 분사된다. 노인회와 부녀회가 관리를 맡고 있다. 8월 시험재배를 거쳐 추석을 앞두고 지난 6일 처음 콩나물을 팔았다. 콩나물은 수질 덕분에 아파트 입구에서 금세 다 팔렸다.

 아파트 그린마을 임용득(55) 추진위원장은 “판매 수익금은 아파트 공동경비로 쓰고 앞으로는 녹색새마을운동 기금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전 주민을 대상으로 자원재활용 운동을 펼쳤다. 버려져 못쓰는 자전거만 100여 대를 모아 고철로 팔았다. 또 헌 옷과 헌 책, 장난감, 인형 등도 30여 박스가 나와 나눔장터를 운영했다. 탄소포인트제는 전 가구가 가입했다.

 #영천시 야사동 청구2차아파트. 260세대 주민들은 이번 여름에 아파트 뒤편 자투리 공간에 그린터널을 만들었다. 아파트단지에서 산으로 오르는 등산로 입구다. 그린마을이라는 상징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터널에는 조롱박·수세미·미니호박·작두콩 등을 심었다. 그린마을 이춘자(53) 추진위원장은 “조롱박이 터널을 타고 올라가 열매를 맺기 시작하자 어른·아이 할 것없이 너무 좋아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그린터널에서 재배된 수확물을 이용해 에너지 절약 실천 우수가정에 부상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주민들은 절전을 실천하기 위해 매월 15일 30분 소등한다. 99%가 참여한다. 아파트 계단은 센스등으로 바꾸었다. 지하주차장과 엘리베이터, 아파트 관리사무소, 노인정 등 공동 공간은 LED(발광다이오드)등으로 교체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또 폐유를 모아 가성소다를 넣어 재활용비누도 만들고 있다.

 경북지역 5개 마을이 새마을운동중앙회의 2011년도 그린마을 중간평가 결과 우수마을로 최근 선정됐다. 우수마을은 이들 두 마을 이외에 ▶구미시 상모동 우방신세계타운1단지▶상주시 지천동 질구내마을▶성주군 성주읍 예산1리 새록골마을 등이다.

 새마을운동중앙회는 지난해 전국 48개 마을을 그린마을로 선정했다. 중앙회는 올해의 경우 96개 마을을 선정해 육성하고 있다. 평가를 통해 우수 그린마을로 선정되면 상사업비 1000만원 정도가 주어지고 지자체의 지원이 이루어진다. 경북도 이영석 새마을봉사과장은 “그린마을 사업은 녹색성장 시대에 맞는 신 새마을운동”이라며 “경북이 새마을운동의 종주 도인 만큼 이 사업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송의호 기자

◆그린마을(Green Village)=선정되면 행정안전부로부터 기초 사업비를 지원받는 대신 주민들은 스스로 탄소포인트제 가입, LED 조명등 설치 등 에너지 절약을 공통과제로 추진해야 한다. 또 화단 가꾸기 등 녹색 환경 조성과 나눔장터 등 녹색 생활 실천에도 적극 노력해야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