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둥글게 만들었다고 특허 침해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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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삼성전자 갤럭시탭 10.1.

“지금 애플은 추잡한 리더로 보인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싸우는 회사 말이다.”(독일 NTV)

“둥근 모양의 타이어도 제소 대상인가?”(독일 FAZ)

지난 9일(현지시간) 삼성전자 갤럭시탭 10.1의 독일 내 판매·마케팅 활동을 금지한 독일 뒤셀도르프 법원의 결정에 대해 해외 언론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현지 법원의 결정이 애플 측에 과도하게 유리하게 내려졌고, 애플의 소송 전략이 결국엔 전자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독일 뉴스 전문 방송인 NTV는 ‘애플, 갤럭시 탭 막는 데 성공하다. 하지만 의문시되는 판결’이란 제목의 뉴스를 통해 “뒤셀도르프 법원이 애플의 논거를 순진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나 의문이 들 정도로 디자인에 대한 해석이 이상하다”며 “삼성은 애플 모델로부터 멀찌감치 거리를 두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독일 최대 신문사 FAZ도 “애플의 디자인권에 대한 주장은 인터넷상에서 자주 비난을 받아왔다”고 언급한 뒤 “애플이 삼성과 HTC를 법정으로 몬다면 이것은 (타이어 회사인) 던롭(Dunlop)이 브리지스톤(Bridgestone)을 제소하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그들도 둥근 모양의 타이어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타임지(誌)도 애플의 소송 전략이 결국 스스로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타임은 “애플은 소송을 준비하면서 삼성의 반도체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고 노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애플은 삼성전자가 공급하는 가격대에 그만큼의 품질을 보장하는 칩셋을 찾아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며 더 나아가 삼성으로부터 반도체 분야에서 보복당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언론들은 유난히 특허권자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리고 있는 뒤셀도르프 법원에 대해서도 “기술개발을 막을 수 있다”며 비난했다. 한편 삼성은 12일(현지시간)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자사 휴대전화 기술 3건의 특허권을 침해해 지난 7월 프랑스 파리 지방법원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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