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안철수 보며 올 것이 왔다 생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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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추석맞이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전문가들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TV생중계 대담으로는 여섯 번째다. [안성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8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국민 지지도가 높게 나온 것과 관련해 “아, 올 것이 왔다. 우리 정치권에 올 것이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상이 스마트 시대가 왔는데 정치는 아날로그에 머물고 있지 않았나. (국민이)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특히 정치권에 대한 변화 요구가 아마 안 교수를 통해서 나온 게 아닌가 생각한다. 오히려 (정치권이) 발전적으로 변화하는 계기를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0월 26일 실시될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할 후보에 대해선 “서울시장으로 해보니 시장은 일하는 자리다. 시장은 정치와 직접 관련이 없다. 일해 본 사람이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여러 가지 변화 요구가 있지만 시장은 시민에게 정말 편하게 해주고 시민의 바람을, 서울 시민은 세계 일류 도시의 수준 아니겠느냐, 그 수준에 맞는 그런 인물이 되는 게 좋다”고도 했다.

 이날 오후 10시부터 80분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추석맞이 특별기획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화’에서다. 이날 대화는 TV로 생중계됐다. 이 대통령은 남·북·러 가스관 연결사업에 대해 “북한과 러시아가 (협상)하고 있고 우리와 러시아도 진행하고 있고 이렇게 되면 3자가 합의되는 시점이 있는데 생각보다는 빠르게 진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가스관 사업은 러시아와 북한, 한국 3자 모두 도움이 된다. 국민들이 북한 통과 중에 사고가 생겨 가스 공급이 중단될까 봐 걱정하는데 러시아 측이 운송비를 부담해 한국에 주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당·정·청이 대기업 추가 감세를 중단키로 한 것과 관련해선 “언론에선 굴복했다고 하는데 경제정책이란 건 헌법이 아니다. 지금 시점엔 대기업에 이익이 많이 나니 2~3년 유예해도 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을 예로 들며 “세계 경제가 정상으로 가면 감세해서 경쟁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감세가 맞다고 본다”고 했다. 다음은 패널과의 일문일답.

 -정치권에서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 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다.

 “보편적 복지를 하겠다는 사람이 정권을 잡아도 아마 선별적 복지를 할 거다. (보편적 복지는) 불가능한 얘기다. 국민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건 정치인들이 상당히 고려해야 한다. 나도 한나라당에 ‘그런 공약은 오히려 표를 잃는다’고 얘기하고 싶다.”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이란 얘기가 나온다.

 “밖에선 레임덕으로 보더라도 해야 할 일을 하루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다급한 사정이 있다. 대통령이 여기 앉아있지만 여의도 정치, 국내만, 물가만 따지는 게 아니고 세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봐야 한다. 그리스 때문에 우리 주가가 올라가고 내려가고 난리 아닌가. 21세기 대통령은 레임덕이라고 해서 어깨 힘을 쭉 빼고 소홀하고 적당히 시간을 보내고 이럴 수 없다.”

 -남북정상회담 전망은.

 “임기 중에 정상회담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 정상회담을 한다면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오고 도발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고 그 기본 위에서 협력하자는 것이다. 남북한이 평화와 번영을 열 수 있다면 언제든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

 -독도를 방문할 의향은 있는가.

 “ 사실 지난달 집사람이 울릉도에 가고 싶어 같이 가는 길에 독도에 들렀다 오려 했는데 마침 기상이 안 좋아서 못 갔다.”

글=고정애·정효식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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