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 “안철수” 질문 거듭 … 박근혜 “병 걸리셨어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7일 인천시 구월동 인천고용센터를 방문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안철수 현상’에 대해 언급했다. 7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다. 박 전 대표는 기자들이 “안철수 돌풍을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묻자 “우리 정치가 새로운 출발을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등장에 대해 반응을 보인 것은 처음이다. 앞서 6일 여론조사기관 두 곳이 실시한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양자 대결 시 안 원장이 박 전 대표보다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평소처럼 미소도 지으면서 여유 있는 반응이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엔 ‘민생행보’ 차원에서 인천시 남동구에 있는 고용센터를 찾았다. 박 전 대표는 고용센터에서 구직자들과 ‘취업성공 간담회’를 갖고 “내가 생각하는 복지의 방향은 모든 사람이 소질과 잠재력을 잘 발휘해 자립하고 자아실현을 이루는 것”이라며 “현장에 계신 분들의 목소리를 담아 정책도 더 정교하게 하고, 실제로 도움이 되도록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기초생활)탈수급자는 직업을 얻고 싶은데 수급에서 벗어나면 기존에 받던 혜택이 다 없어지는 게 두렵다고 한다”면서 “그에 대한 대책을 잘 마련하고, 탈수급하는 데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도 기자들이 안철수 원장보다 뒤진 것으로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묻자 박 전 대표는 “여기까지 쫓아와서 그런 질문을…”이라고 하면서 웃었다. 그러나 또 질문이 나오자 박 전 대표는 “병 걸리셨어요? 여기서는 정치 얘기는 그만하고 중요한 고용과 복지 얘기를 좀 하죠”라고 말했다.

 친박근혜계는 안 원장이 서울시장 불출마를 선언했는데도 ‘후폭풍’이 계속되는 데 대해 겉으론 “일시적인 인기 투표에 불과하다”(구상찬 의원)며 의미를 축소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4년 동안 이어온 ‘박근혜 대세론’이 흔들릴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여론조사가 발표되자 당혹해 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한 친박계 재선 의원은 “변화가 필요하다. 박 전 대표가 젊고 새로운 인물을 주변에 영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주변에선 “대선 1년 전에 이런 일이 생겨서 다행이지 내년 대선 막판에 터졌으면 큰일 날 뻔했다”는 말도 나왔다. 안철수 현상이 일종의 ‘예방주사’가 됐다는 얘기다.

백일현 기자, 유미혜 jTBC기자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1952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