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투신, 정상화시 대주주주식 국민주 방식 매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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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투신증권은 총수일가의 사재출연은 요청하지않고 대신 경영정상화에 이르면 대주주 보유 주식의 일부를 시가보다 싼 가격으로 일반에게 공모함으로써 정상화에 따른 대주주의 주식이득을 사회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와 업계 일각에서 정 명예회장 일가의 사재출연설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정부가 현대측의 제안을 받아들일 지 관심이다.

이창식 현대투신증권 대표이사는 28일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도움을받아 경영정상화에 도달하면 대주주 보유 주식의 상당부분(발행주식의 8%)을 그때의 시가보다 싼 가격으로 일반에게 공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총수일가의 사재출연과 관련, "대주주로부터 지난 1-2월 5천억원의 증자를 받았기 때문에 다시 도움을 요청하기는 어려우며 사재출연을 하지 않아도 정상화 달성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 사장은 또 "현재 갖고 있는 연계콜 3조2천800억원을 연말까지 해소하도록 돼있는데 자체로서는 이를 해결할 방안이 없어 정부가 도와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투신증권이 경영이 어려운 국민투신과 한남투신을 인수한 후 지금까지 부실을 털어내는데 많이 노력했다"면서 "정상화계획을 그대로 밀고 나가겠다"고덧붙였다.

현대투신증권은 이날 오는 2003년 3월까지 총 2조7천억원의 자본을 확충하는 기존의 경영정상화 계획을 발표했다.

정상화 계획은 ▶올해 2천억원의 외자를 유치하고 ▶2001-2002년에 현대투신운용을 코스닥에 등록, 지분매각을 통해 7천억원(주당 4만원 기준)을 조달하고 ▶2002년에는 현대투신증권을 코스닥에 등록, 공모를 통해 2천억원을 확보하며 ▶2000-2002년까지 1조4천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다는 내용이다.

현대투신증권은 지난 3월말 현재 자기자본이 마이너스 1조2천억원의 자본잠식상태이며 연계차입금 3조2천800억원을 포함해 3조6천500억원의 차입금을 안고 있다.(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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