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룬궁 놀란 중국 종교탄압 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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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룬궁 (法輪功)
에 놀란 중국정부가 불교와 가톨릭, 이슬람교는 물론 중국 전래신앙인 도교등 모든 종교들에 대해 탄압을 강화하고 있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이 27일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1990년 이후 종교에 대한 자유를 어느 정도 용인해 왔는데 파룬궁 사태이후 이같은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삼주일전 중국 샹시성에서는 가마에 여신상을 싣고 사찰로 올라 가던 농부들이 경찰에 의해 가마와 여신상을 빼앗겼다.

그러나 이 행사는 수세기전부터 행해지던 농민들의 기우제였고 그동안 경찰 당국들도 아무런 문제를 삼아오지 않았었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에서는 공산주의에 대한 신념은 점점 줄어들고 실업과 부패와 같은 사회문제가 점점 심각해져 감에 따라 사람들이 위안을 찾기 위해 절이나 교회로 몰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아직 중국 정부가 파룬궁을 제외한 나머지 종교들에 대해 공식적으로 탄압을 명령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지방 경찰과 당국은 자신들의 지역에서 (파룬궁 처럼)
종교와 관련된 시위가 발생할까봐 이를 사전에 막기 위해 각종 종교행사들을 탄압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시월에 티벳고원에서는 한 고승이 중국 전역과 티벳, 네팔등에서 보내온 불상들을 전시하는 종교 행사를 계획했었다.

그러나 파룬궁 사태가 터지면서 정부가 개입해 이 행사는 결국 지방승려들과 국영 불교연구소 직원들만이 참가하는 것으로 축소됐다.

행사에 참가했던 한 승려는 "우리는 파룬궁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데 정부 당국은 모든 종교행사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국영 언론매체들의 종교에 대한 비판도 가속화되고 있다.

TV 프로그램에선 그동안 파룬궁을 믿는 사람들이 자살을 하거나 자식의 사지를 절단한다는 등의 내용을 내보내 왔는데 최근 들어서는 중국의 전래 민속신앙인 도교에 대해서도 비판을 퍼붓고 있다.

TV에선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맑시즘의 무신론 이론까지 다시 들먹이는등 종교에 대해 비판이 재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정부는 1949년 자신들이 정권을 잡기 이전부터 포교활동을 해왔고 신부들이 중국정부가 아니라 바티칸에 충성을 서약하고 있는 가톨릭에 대해서는 특히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도 베이징에서 차로 네시간쯤 떨어진 지역에서 포교활동을 하는 줄리우스 키아 신부는 지난해 7월 중국 정부의 파룬궁 탄압이 시작됐을때 경찰에 의해 연행돼 올해 1월까지 연금 생활을 했다.

석방 이후에도 중국 경찰은 65세된 신부를 하루에 두번씩 소재를 확인하고 있고 그를 만나려는 성직자들은 7백달러씩의 벌금을 내야 한다.

또 최근 중국당국은 도교의 본부가 있고 신령스런 산으로 여겨지는 송산에 공안당국의 지국을 만들어 놓고 신도들의 활동을 감시하기 시작했다.

파룬궁 때문에 중국내에서 다른 종교들이 생고생을 하고 있는 셈이다.

김종혁 기자 <kimchy@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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