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한일축구 승패, 국내리그도 촉각

중앙일보

입력

'허정무(한국)와 트루시에(일본)감독만 긴장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2002년월드컵축구 공동개최국으로 숙명의 라이벌인 한일 두 나라 대표팀간 대결은 재계약이 걸린 대표팀 감독들만의 사활을 건 싸움일 뿐 만 아니라 2000년시즌 국내 프로축구 관중동원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 국내 프로축구는 예년에 비해 관중수가 크게 줄어든 상태. 26일 오후 7시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릴 한일 축구대표팀간 대결에서 한국이 패할경우 축구열기가 급속히 식을 수 있고 이렇게 된다면 5월5일 어린이날 열릴 예정인대한화재컵대회 결승까지 심각한 타격을 빚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이원식(부천 SK)의 `거짓 골' 사건으로 상벌위원회를 긴급 소집하는 등 뜻밖의촌극에 모양이 우습게 된 프로축구는 올해 36게임을 치르는 동안 38만5천49명의 관중을 유치하는 데 불과, 지난 해 49만13명에 비교할 때 21.42%가 줄었다.

경기당 평균 관중도 1만696명에 불과, 역시 1년전 1만3천611명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프로축구연맹은 시즌 자체를 지난 해에 비해 열흘이상 앞당긴 데다 유난히 심했던 황사현상 등 기상악화로 관중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한일전에서 패한다면 심리적좌절감까지 커 가뜩이나 줄어든 축구팬들의 발걸음이 그나마 끊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겨울철 스포츠 농구와 배구는 물론 야구 역시 관중이 줄어들고 있으나 축구는 종목의 특성상 한일전의 성패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 올림픽대표팀간 대결에서 잇따라 일본에 2게임을 내리 패배, 여파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승리할 경우 기폭제가 돼 관중흡인력은 최소한 10%이상 신장할 전망이다. '국가적 자존심'이나 허정무-트루시에 두 사령탑의 대결과 함께 현실적으로 K-리그에도 큰 변수로 작용하게 돼있어 한일전은 이래저래 반드시 이겨야하는 게임이 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용윤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