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열린 광장

추석 명절엔 자녀와 건강한 대화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구본용
한국청소년상담원 원장

곧 우리 민족의 가장 큰 명절 중 하나인 추석이다. 추석은 가족과 친지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서로의 안부를 전하며 가족 간의 정을 돈독히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특히 서로 바빠 소원해지기 쉬웠던 부모와 자녀가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부모와의 대화’를 부모님들이 ‘대’놓고 ‘화’내는 것이라는 유머 아닌 유머가 통하고 있다. 부모님들과 대화하다 보면 결국에는 부모님들이 화를 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대화’(대놓고 화내기)를 자주 나누다 보면 대화는 서로에게 고통을 주고, 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은 것이 된다. 결국 소통은 사라지고 가족들 사이에 서로 쉽게 상처를 주는 자기중심적 사랑만이 남게 된다.

 자녀들과 소통의 통로를 만들고 자녀 지도에 없어서는 안 될 심리적 탯줄을 만들어 가기 위해선 대화, 특히 건강한 대화가 필요하다. 건강한 대화는 우선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마음에서 이뤄져야 한다. 자녀를 배려하는 마음과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그들의 생각과 감정을 적극적으로 듣고 수용하려는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다.

 청소년이 될수록 부모는 자녀들과 의논하는 대화 방식이 필요하다. 의논하는 방식 대화는 서로의 생각을 충분히 공유하면서 새로운 대안적 결론을 도출해 나가는 것이다. 이런 대화는 청소년 자녀들이 가장 얻기를 원하는 부모로부터의 인정과 존중을 전달받게 한다.

 부모는 부모대로, 자녀는 자녀대로 모두가 바쁜 세상이다. 바쁘다 보니 가장 중요한 사람들조차 소통할 기회를 잃어버리고 살고 있다. 이번 추석은 어렵고 바쁜 일상을 뒤로하고 사랑하는 자녀들과 진솔한 대화의 기회를 만들어 보자. 무엇보다 풍성한 추석 선물을 얻게 될 것이다.

구본용 한국청소년상담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