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박세일 외부 영입? 나경원 “내가 경쟁력 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1일 “서울시장 후보는 ‘공정한 원칙’에 따라 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가 최근 서울시장 후보 결정과 관련해 “‘오세훈 아바타’ ‘탤런트 정치인’은 안 된다”며 사실상 ‘나 최고위원 불가론’을 제기하자 “홍 대표는 그런 말을 하지만 ‘그래도 나경원이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하는 당내 의원들이 많지 않으냐”고 주장하면서다.

1일 천안시 지식경제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 연찬회에서 나경원 최고위원이 홍준표 대표와 어색하게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나 의원은 지난달 24일 실시된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때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전장에 나간 계백 장군’에 비유하며 적극 지원했다. 그래서 당 일각에선 “나 최고위원이 서울시장 후보가 되면 무상급식 주민투표 2라운드가 되기 때문에 여당에 불리하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홍 대표도 “서울시장 보선이 주민투표 2라운드가 돼서는 절대 안 된다”고 했다.

 나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자의든 타의든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에서 서울시장 공천 문제를 직접 언급하긴 부적절하다”며 홍 대표 등을 겨냥했다.

 -홍 대표는 후보를 외부에서 찾는 것 아닌가.

 “박세일 선진화재단 이사장이나 정운찬 전 총리에 비해선 내가 훨씬 경쟁력이 있는 것 아니냐.”

 -경선하자는 건가. 언제쯤 출마를 선언할 건가.

 “지금은 공정한 원칙만 얘기하겠다. 추석 때까지는 지켜보자.”

 홍 대표는 지난달 31일 이명박 정부의 고위 관료 출신들이 만든 모임 ‘더 좋은 나라 포럼’ 출범식에 참석해 “박세일 이사장님과 정운찬 전 총리님은 저희의 ‘우군’”이라고 했다. 서울시장 후보와 관련해 이들이 나 최고위원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뜻이었다. 홍 대표가 나 최고위원을 견제하는 것과 관련해 그의 한 측근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사람을 찾자는 것”이라며 “나 최고위원의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편이지만 그가 시장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여론조사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도 승리할 수 있는 후보를 고르는 데 주력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나 최고위원보다 더 경쟁력 있는 사람을 찾는 게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홍 대표와 나 최고위원이 신경전을 벌이는 것은 두 사람이 차차기 대선(2017년) 때 경쟁을 해야 하는 사이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7·14 전당대회에 이어 올해 7·4 전당대회에서 실력을 겨뤘다. 홍 대표는 선거인단 득표수에선 크게 앞섰지만 국민여론조사에서는 두 차례 모두 나 최고위원에게 뒤졌다. 만일 나 최고위원이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 이길 경우 그의 인기는 올라갈 테고, 차차기 대선 경쟁에서도 앞서 나갈 가능성이 크다. 홍 대표가 나 최고위원을 견제하는 데는 이런 측면을 고려했을 것이라는 게 나 최고위원과 가까운 이들의 분석이다.

 홍 대표 측은 최근 김황식 총리와 박 이사장에게 직간접적으로 서울시장 보선 출마 의사를 타진했다 한다. 이에 김 총리와 박 이사장은 서울시장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다.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은 2006년 서울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오세훈 전 시장, 홍 대표와 겨뤘던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을 서울시장 후보로 추천하고 있다.

정효식 기자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現] 한나라당 최고위원

1963년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現]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現] 대한태권도협회 회장

1954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