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박찬호는 웃고 김병현은 울고

중앙일보

입력

'코리안 특급' 박찬호(27.LA 다저스)와 '핵잠수함' 김병현(21.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같은 날 마운드에 올랐지만 희비가 엇갈렸다.

박찬호는 23일(이하 한국시간)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에서 개인통산 50승을 올린 반면 김병현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난조를 보여 올시즌 방어율 0의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메이저리그의 한국인 야구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박찬호는 올시즌 들어 가장 위력적인 투구를 펼쳤다.

150㎞를 상회하는 불같은 강속구와 낙차 큰 커브를 앞세워 켄 그리피 주니어로 대표되는 신시내티의 강타선을 상대로 5이닝동안 1안타와 사사구 4개로 1점만 허용한 채 삼진 5개를 뽑으며 방어율을 3.79에서 3.38으로 낮췄다.

이로써 올 시즌 3승(1패)째를 올린 박찬호는 17일 신시내티에 당한 패배를 설욕함과 동시에 동양계 투수로는 일본의 노모 히데오(디트로이트 타이거스. 62승)에 이어 2번째로 메이저리그 통산 50승(34패)을 달성하는 기쁨을 누렸다.

박찬호는 1회초 팀 동료 토드 홀랜스워스가 1점 홈런에 터뜨려 가벼운 발걸음으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1회말 2번 마이클 터커에게 좌월 1점 홈런을 맞아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다저스의 타선은 1-1로 맞선 2회초 애드리언 벨트레와 채드 크루거의 연속 안타로 다시 리드를 잡은 뒤 박찬호의 새로운 '도우미' 케빈 엘스터가 2점 홈런을 날려 4-1로 앞서나갔다.

다저스는 5회초 공격에서 최근 부진했던 에릭 캐로스의 3점 홈런으로 7-1로 점수차를 벌렸고 박찬호도 5회초 우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를 뽑아내며 통산 50승을 자축했다.

박찬호는 5회를 마친 뒤 가운데 손가락에 물집이 생겨 마운드를 내려왔고 다저스는 16-2로 여유있게 승리했다.

박찬호는 28일 새벽 2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시즌4승에 도전한다.

반면 김병현은 2이닝동안 2안타와 볼넷 2개로 3실점(2자책)했다.

애리조나가 4-5로 뒤진 7회초 등판한 김병현은 첫 타자 케빈 머레이를 좌익수플라이로 잡았으나 빌 뮬러를 몸 맞은 공, 배리 본즈는 볼넷으로 각각 출루시켰다.

이어 제프 켄트에게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맞은 뒤 수비 실책이 겹쳐 켄트는 3루까지 진루했고 엘리스 벅스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3점째를 잃었다.

김병현은 8회에도 첫 타자 리치 아우리라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후속타자들을 무력화시켜 무실점으로 막았다.

한편 3회 2점홈런을 날린 배리 본즈는 개인통산 452호를 기록해 역대 랭킹에서 칼 야스츠렘스키와 공동 21위가 됐다. (신시내티.피닉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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