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가리〉11억원 들여 절반 재촬영

중앙일보

입력

신지식인 1호 심형래씨가 감독 제작한〈용가리〉가 해외시장을 겨냥,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대수술' 을 받고 있다.

〈용가리〉 제작사인 ㈜ 영구아트무비 (대표 심형래)는 다음달 10일 개막할 칸영화제의 마켓 시사를 목표로 음악 등 마무리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국내 개봉 당시 선보인 분량 중 절반 정도를 다시 촬영했다.

영구아트무비는 지난해 9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스필드 인근에 4백평 규모의 세트장을 마련하고 4개월간 작업을 벌였다.

미국인 촬영감독을 별도로 고용하고 배우도 주요 배역 5명을 포함 20여명을 추가로 캐스팅했다.

재촬영에 들어간 경비는 약 1백만달러(약11억원).

어린이용 3D SF인〈용가리〉는 국내개봉 때 국내 영화 사상 최고의 예산인 1백10억원을 투자했고 기술집약형으로 국제시장을 노렸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았으나 작품성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관객 1백20만명(전국)을 동원했던〈용가리〉는 앞부분 20분 분량이 대사 위주여서 지루할 뿐 아니라 등장인물 중 고고학자가 침실에서 여자와 함께 누운 장면 등은 어린이용으로는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제작사도 관객과 영화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스토리 전개를 보다 매끄럽게 다듬고 색상을 세련되게 바꿔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이번에 새롭게 편집될 '해외용 버전' 은 서구의 시각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장면을 삭제하고 극흐름의 긴장도를 크게 높였다.

〈용가리〉의 칸영화제 시사는 5월 11, 13, 15일 세차례 잡혀 있다.

한편 1998년 칸영화제 등에서 가계약한 2백72만 달러는 제작사가 일정을 맞추지 못해 모두 취소된 상태.

현재까지 유효한〈용가리〉사전수출액은 지난해 칸에서 일본과 계약한 1백50만달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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