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기업평가 어려워…제3시장도 ‘간접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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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로 하루 아침에 거부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상대적인 박탈감에 빠진 일반인들에게 제3시장 개장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기업가치를 무시한 급등락 장세만 나타나 개인이 섣불리 투자하기 힘든 시장이라는 인식만 확산되고 있다.

장외주식 투자란 거래소나 코스닥에 상장, 등록되지 않은 주식의 보유자들이 상호간 매매를 통해 투자 수익을 얻는 방법. 이는 벤처투자와 직접 연결되기도 하고 또는 벤처기업 투자여부와는 관계없이 장외주식 가격 등락을 이용한 매매차익 실현에 이용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개인이 장외주식에 투자하기에는 제약이 많다. 주가의 거품이 눈에 보이면서도 미래가치에 대한 기준마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당 기업의 현재 가치를 평가하는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

장외시장 투자의 핵심은 해당 기업의 미래가치에 대한 정확한 평가지만 이것은 전문가들도 무척 어려워하는 문제다. 하물며 개인이 기존 거래소나 코스닥시장의 투자 잣대로 장외시장에 뛰어들었다가는 큰 낭패를 보기 쉽다.

그러나 제3시장의 개장과 함께 전문가를 통해 장외주식에 간접투자할 수 있는 펀드들은 다르다. 거래소나 코스닥시장에 간접투자하는 주식형 수익증권이나 뮤추얼펀드처럼 전문가에게 장외주식 투자를 일임하고 그 수익을 돌려 받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개인의 투자여건이 열악한 경우라면 장외주식 투자를 할 때 권하고 싶은 방법이다.

먼저 기존에 판매된 뮤추얼펀드로는 미래에셋의 ‘파이오니어 벤처&코스닥’, KTB자산운용의 ‘벤처&벌처’가 있다. 이 펀드는 자산의 최고 50%까지 장외주식에 투자하는 게 특징. 벤처의 과실을 국민과 나눈다는 취지에서 기획된 ‘국민벤처펀드’의 경우 자산의 최고 60%까지 장외주식에 투자된다. 자산운용은 미래에셋이 담당하지만 투자자문은 미래산업, 한글과컴퓨터, 다음커뮤니케이션 같은 벤처분야의 선발기업들이 공동으로 출자해 만든 코리아 인터넷 홀딩스(KIH)가 담당한다. 때문에 지금까지 출시된 어떤 펀드보다 전문적인 자산운용이 기대된다. 가입기간은 5년이지만 1년에 한 번씩 이익배당을 하고 코스닥에 상장해 환금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4월21일까지 E*미래에셋증권(02-3774-1600)을 통해 1인당 5천만원 이내에서 투자할 수 있다.

장외시장에 간접투자하는 뮤추얼펀드가 장기 벤처투자 성격이라면 투신사에서 내놓은 ‘프리코스닥 펀드’는 약간 색다르다. 같은 장외 간접투자 상품이면서도 벤처기업에 투자한다기보다는 장외시장 또는 제3시장내 장외주식 매매를 통해 차익을 노리는 본격적인 장외펀드이라서다. 현대투신의 ‘바이코리아 프리코스닥’과 대한투신의 ‘윈윈 프리코스닥 주식’이 대표적인 상품. 이 펀드는 장외주식에 자산의 최고 60%, 코스닥등록 전 벤처기업에 최고 30%까지 투자하는 펀드다. 두 상품 모두 가입기간은 1년. 이 기간에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벤처기업 투자보다는 매매차익을 노리는 투자가 불가피하다. 이것이 만기 3∼5년의 벤처 뮤추얼펀드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가입기간이 비교적 단기라는 점 이외에 다른 특징도 있다. 뮤추얼펀드의 경우 가입기간 중 중도해지 할 수 없는 반면 투신사의 ‘프리코스닥 펀드’는 일정 수수료만 내면 중도해지도 가능하다. 환금성 측면에서 앞선다. 다만 펀드 성격상 중도해지 수수료는 다른 주식형 수익증권에 비해 높은 편. ‘바이코리아 프리코스닥’의 경우 1백80일 안에 중도환매할 때 이익금의 90%, 1년 미만시 이익금의 50%를 중도환매 수수료로 부가한다. 1년 투자를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윈윈 프리코스닥 주식’의 경우 1백80일 미만 중도환매시 이익금의 40%, 1년 미만시 이익금의 10%를 중도환매 수수료로 뗀다. 최소 6개월 이상 투자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출처 : 이코노미스트제5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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