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신종학칼럼 7. - 추락의 끝이 보이지 않는 거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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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리그와 드림리그의 불균형이 생각보다 심하다. 현재 매직리그의 1위를 달리고 있는 6승 5패의 LG 트윈스는 드림리그 3위인 8승 3패인 두산 베어스 보다도 승률에서 훨씬 뒤쳐지고 있어 많은 관계자들을 당혹하게 만들고 있다.

유치하긴 하지만 그래도 양대리그가 서로 전력 불균형이 심하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 요인 중 하나는 비록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바로 당초 올 시즌 유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였던 롯데 자이언츠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는 추락이다.

개막 직전까지 자이언츠가 우승후보로 꼽혔던 이유는 시범경기에서 1위를 차지한 요인도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탄탄한 투수진 때문이었다. 선수협의회 가입으로 동계훈련에 불참한 문동환이 빠진 가운데에서도 시범경기에서 방어율 1위(3.18)을 하는 등 투수력 만으로도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었다.

게다가 기존의 주형광-기론-박석진 등이 건재하고 또한 어깨관절과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입단 후 3년 동안 제대로 던져 보지 못했던 예전 아마 최고 투수 손민한과 ’97년 14승을 거둬 거인 마운드의 주춧돌이었지만 어깨에 생긴 혹과 그 수술로 인해 2 시즌 동안 등판이 불가능했던 박지철이 부상에서 회복하여 마운드에 힘이 되어 마운드는 막강 그 자체였다.

그런데 최강 투수력에 비해 타력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시즌 4번타자로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펠릭스 호세가 재계약 실패로 합류하지 못한 점과 선수협의회 문제로 주포였던 마해영-박정태의 동계훈련 부족등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러나 호세를 대신하여 영입한 우드가 시범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고 합류 시기가 불투명 하였던 마해영-박정태가 개막직전에 복귀, 또한 손인호-임재철-이동욱 등의 성장으로 8개 팀 중 중간 이상은 된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예상은 예상으로 끝내야만 했다. 11경기를 치룬 오늘(4월17일)까지 자이언츠는 팀 성적이 3승 8패로 사실 상 꼴찌인 공동 6위다. 게다가 믿었던 팀 방어율이 5위 (5.29), 팀 타율(0.222) 이 꼴찌다.

그렇다면 추락의 요인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투수들 호투하고 있으면 타자들 방망이가 침묵하고, 타자들의 폭발적인 타격을 보이면 투수들이 난타를 당하는 즉 투-타 불균형이 심각한 것이 첫째 이유다.

현재 에이스 문동환의 아직 몸이 덜 만들어져 있어 1군 엔트리에 끼지도 못하고 있고 3선발로 좋은 활약이 예상되던 박석진이 부상등이 겹치면서 선발 마운드 축이 흔들리고 또한 마무리 강상수와 박지철이 기대이하의 성적을 보여줘 믿었던 투수력에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도 추락의 크나 큰 요인이다.

호세의 공백은 예상 밖으로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타력 부재(8개: 팀 홈런 공동 6위)는 물론이고 찬스 때 마다 맥없이 물러나는 중심 타선이다. 게다가 대신 수입한 우드도 기대에 훨씬 못미치는 참담한 성적을 올리고 있으며 박현승-김대익 등 중간급 타자들 역시 맥없이 물러나고 있다. 타자들의 능력이 부족한 것도 있지만 지난 시즌 보여주었던 강한 정신력의 실종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여기에 상대팀에 뻔히 읽히는 작전을 구사하고 팀을 제대로 추스리지 못하는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텝진의 무능도 부진의 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자이언츠는 홈인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개막 3연전에서 LG 트윈스에게 3연패를 당하기 시작, 지난 주말 현대 유니콘스와의 3연전에서도 전패를 하여 홈구장 6연패라는 치욕을 맛보고 있어 더 큰 문제이다.

모두들 아다시피 지난 시즌 관중동원 1위는 물론 역대 관중동원 1위는 바로 자이언츠다. 한국 야구의 메카이며 부산을 본거지로 하고 있는 자이언츠의 이런 지속적인 패배는 결국에는 관중들의 외면을 받아 썰렁한 야구장을 만들고 말 것이다.

또한 양대리그의 전력 불균형 역시 팬들의 조롱거리가 되어 경기장에 갈 이유가 떨어진다. 이렇듯 자이언츠의 성적 부진으로 인한 관중 동원 실패는 한국프로야구 전체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없다.

자이언츠의 추락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은 시즌 초반 중 초반이다. 더 늦기 전에 자이언츠 선수들과 코칭스텝 그리고 프런트 들은 한 마음올 뭉쳐 현재의 부진의 요소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메스를 가하여야 한다. 또한 경기 외의 요인도 잡음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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