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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결혼·무료진료·언어교육에서 취업·창업 지원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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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면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강원도 엘리시안강촌에서 다문화가정 아동을 위한 ‘전통문화체험캠프’가 열렸다. 둘째날 ‘전통악기교실’에서 아이들은 장구와 소고 연주를 배웠다. [사진=한국메세나협회 제공]

인도인 엄마와 한국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민지. 책을 읽다가 친구에게 물었다. “승용아, ‘생소’가 무슨 뜻이니.” 승용이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생소도 몰라? 아, 너 인도사람이었지. 너랑 안 놀아.” 상처 입은 민지는 울면서 집에 돌아와 엄마에게 묻는다. “엄마, 난 인도사람이야, 한국사람이야?” (다문화교육연극 ‘민지의 생일파티’ 중 한 장면)

“둘 다!” 공연을 보던 중 한 아이가 불쑥 대답했다. 다른 아이들도 그렇게 따라 했다. 배우가 “그렇구나. 난 둘 다 되는구나”라고 응하자 조용해졌다. 연극은 다시 이어졌다. 옆집에 사는 몽골인 게르 아저씨는 민지와 승용이에게 “피부색만 다를 뿐, 다른 게 없어요. 자신감을 갖고 살기 바래요”라고 말했다. 다시 친구가 되기로 한 민지와 승용이에게 아이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위해 지난 17~19일 강원도 엘리시안강촌에서 열렸던 ‘전통문화체험캠프’ 마지막 날 장면이다.

이번 캠프는 포스코가 주최했다. 전국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운영 중인 ‘언어영재교실’의 아이들 50명이 참가했다. 참가 아이들의 대부분은 엄마가 중국·베트남·몽골·러시아 등 다양한 나라 출신이다. 엄마가 러시아인인 정소미(전북 익산·이리초6)양은 “‘민지의 생일파티’를 통해 나랑 모습이 달라도 더욱 배려해주고, 도와줘야겠다는 걸 느끼게 됐어요. 내가 다문화가정이어서 좋아요. 다른 친구들이 해보지 못한 것도 해보고, 새로운 경험이었어요”라고 말했다.

포스코의 다문화가정 지원 사업은 다양하다. 2007년부터 다문화가정의 합동결혼식과 무료진료, 결혼이주여성 친정 보내주기, 베트남 결혼이민자 대상 입국 전 현지교육 등을 해왔다. 특히 2009년 취임한 정준양 회장이 ‘글로벌 포스코’를 지향하면서 역점적인 사회공헌사업이 됐다. 지난해 6월 여성가족부와 ‘다문화가족 지원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지난 3월에는 정 회장이 ‘다문화가족포럼’의 공동대표에 선출되기도 했다.

지난 6월 포스코의 후원으로 다문화가정을 위한 다누리콜센터가 문을 연 것도 그런 맥락이다. 콜센터는 결혼이민자를 위한 생활안내와 상담·통역서비스 등을 한다. 결혼이민자 9명이 상담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포스위드·포스에코하우징·포스플레이트·송도SE 등 포스코가 설립한 사회적 기업들도 결혼이민자 채용이나 취업 알선에 적극적이다. 포스코 미소금융재단에서는 대출상품인 ‘다문화가족 자립지원자금’을 통해 창업을 지원한다.

포스코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다문화가정 아동의 다중언어교육에도 앞장서고 있다. 다중언어교육을 통해 한국말이 익숙하지 못한 아동들에게 용기를 주고, 엄마(아빠)나라의 말과 문화를 가르쳐준다. 지난해에는 다중언어 구사 능력이 우수한 아이들을 선발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서포터즈로 파견했으며, 올 여름에는 베트남 다문화가정의 아동들이 ‘문화원정대’ 자격으로 닷새 동안 베트남 호치민을 찾았다. 김병주 사회공헌실 팀장은 “다문화가정 아동이 자립적인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포스코의 사회공헌 활동은 다양하다. 키워드는 ‘지역밀착형’이다. 1991년부터 시작한 자매결연활동을 통해 지역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봉사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사랑의 집 고치기, 수지침 봉사, 공부방 운영, 헌혈 나눔 등 형태도 다양하다.

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포스코 패밀리 글로벌 볼런티어 위크’(POSCO Family Global Volunteer Week)’행사를 가졌다. 지난 6월 첫째 주 동안 국내는 물론 해외사업장까지 6만2000여 직원들이 동시에 사회공헌활동을 펼쳤다.

양훼영 행복동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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