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경찰, 축구황제 펠레 뒷조사 … 왜?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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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가 통치하던 1980년대 브라질 비밀경찰이 축구황제 '펠레'를 뒷조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해 3월 브라질 상파울로 산토스의 옛 Dops(정치사회규율부, 비밀경찰) 관서의 사무실에서 발견된 비밀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목록만 4만5000장에 달한다. 이 문서는 복원작업을 끝내고 다음 주부터 일반에 공개된다.

브라질의 한인 인터넷신문 남미로닷컴은 "이 자료는 반 군사정부 세력이나 의심세력을 뒷조사하고 탄압한 정치경찰의 활동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24일 보도했다. 비밀 조사 대상목록에는 브라질 축구영웅인 펠레까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펠레가 어떤 이유로 비밀경찰의 추적을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문서가 공개되면 펠레가 어떤 방식으로, 무엇 때문에 추적대상이 됐는지 등이 모두 알려지게 된다. 비밀경찰이 주로 좌익공산세력으로 의심가는 인물을 뒷조사한 점을 감안할 때 펠레도 이와 유사한 혐의를 받은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실제로 군사 독재정부에 적극 저항해왔던 고(故) 마리오 코바스 주지사에 대한 비밀 문서는 상당한 양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밀 경찰은 그를 공산주의 동조자 리스트에 포함시키고 주시해왔다.

Dops는 83년 폐지됐지만 이 기관이 작성한 문서를 토대로 88년까지 관련자들이 정치적 핍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복원 작업을 책임진 카를로스 바셀라르(역사가)는 "이 자료들은 한 차례 '청소작업'을 거쳤기 때문에 상당부분이 사라진 상태"라며 "적어도 160장 이상의 비밀목록표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각종 고문, 유괴, 인권 침해에 참여했던 비밀요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유혜은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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