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경제 싱크탱크’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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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자동차산업 전문 연구소인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가 삼성경제연구소나 LG경제연구원처럼 종합적인 경제 문제를 다루는 싱크탱크로 바뀐다.

 2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KARI는 이르면 다음 달 그룹 출범 11주년을 맞아 종합경제경영연구소로 재편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다시 경제 위기가 불거지면서 어느 때보다 경제 상황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KARI의 기능을 종합경제연구소로 확대·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KARI가 종합경제연구소로 탈바꿈하면 삼성·현대차·LG·SK(SK경영경제연구소) 등 4대 그룹이 모두 독자적인 경제연구소를 갖추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KARI를 경제·경영 연구뿐 아니라 어젠다를 발굴하고 전파하며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복합 싱크탱크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연구 결과물을 향후 적극적으로 외부에 제공할 수 있게 온라인 서비스 기능도 강화한다.

 현재 60명 안팎의 연구인력은 대폭 확충한다. 경영분야 연구를 강화해 급변하는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경영학석사(MBA) 출신을 많이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관계자는 “그룹이 ‘디자인 경영’에 이어 앞으로 계속해 새로운 경영 화두를 꺼내는 데 KARI가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의 내부조직이던 KARI는 2000년 9월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직후 현대차그룹의 전문 연구소로 확대 개편됐다. 계열 분리 당시 현대경제연구원이 지금의 현대그룹에 남게 되면서 관련 연구 조직이 없던 현대차그룹이 그룹의 두뇌로 역할을 키운 것이다.

현재는 시장연구팀·혁신전략1팀·혁신전략2팀·정보서비스팀·미래트렌드연구소 등 7개 팀으로 이뤄져 있다. 팀별로 돌아가며 매주 그룹 경영진과 자동차 산업 및 세계 경제 전망 등에 대해 토론을 할 정도로 이미 그룹 내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룹 경영진이 해외 법인을 방문할 때도 KARI의 보고서를 이용해 자동차 산업의 미래와 회사의 비전을 설명한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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