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일본도 잠재우고 3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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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단비

여자농구 대표팀이 17점 차를 뒤집고 일본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23일 일본 나가사키현 오무라시에서 열린 제24회 아시아 여자농구선수권대회 풀리그 세 번째 경기에서 일본을 66-59로 이기고 3연승을 달렸다. 1쿼터 6-20, 2쿼터 초반에는 6-23까지 끌려가다가 거둔 역전승이다. 한국은 첫 경기에서 중국을 꺾은 데 이어 난적 일본까지 이기면서 풀리그 1위를 예약했다.

 초반 기선을 제압한 쪽은 일본이었다. 일본은 빠른 발을 앞세워 한국을 거칠게 몰아붙였다. 여기에 유리한 판정까지 등에 업고 한국의 외곽 슛을 꽁꽁 묶었다. 한국은 1쿼터를 6-20으로 크게 뒤진 채 마쳤다.

 2쿼터에서 한국은 ‘비장의 카드’ 하은주(28·신한은행)를 투입했다. 2m2㎝의 장신 센터 하은주는 2쿼터 초반 연속 득점으로 분위기를 바꾸는 듯했지만 일본의 거친 수비에 막혔다. 한국은 골밑의 하은주가 힘을 쓰지 못한 데다 믿었던 외곽 슛마저 터지지 않았다. 한국은 3점 슛 17개를 던져 4개 성공(성공률 24%)시켰다.

 위기의 3쿼터에 김단비(21·신한은행)가 빛났다. 김단비는 외곽이 터지지 않자 돌파로 해결책을 찾았다. 키 1m80㎝의 포워드 김단비는 “예쁘장한 얼굴에 어울리지 않게 남자처럼 힘이 좋다”는 평을 듣는다. 힘이 넘치는 골밑 돌파가 장기다.

 김단비는 3쿼터에만 12점을 몰아넣었고, 이날 경기에서 24점(3점슛 2개)을 올려 승리를 책임졌다. 그는 3쿼터 중반 연속 돌파를 성공시켜 일본을 40-44까지 추격했다. 그리고 3쿼터 7분10초에는 일본 수비 두 명을 제치고 골밑에서 터닝점프슛을 꽂아 넣어 두 점 차로 점수를 좁혔다. 화려한 개인기로 일본의 기를 죽인 김단비는 4쿼터 첫 역전 상황을 직접 연출했다. 그는 4쿼터 3분3초에 상대 반칙으로 얻은 자유투 두 개를 모두 성공시켜 52-51을 만들었다. 한국이 처음으로 일본에 앞선 순간이다.

 김단비는 외곽에서도 ‘단비’였다. 경기 종료 3분50초 전 한국이 54-57로 재역전당한 채 끌려갈 때 김단비가 결정적인 3점포를 꽂아 넣었다. 한국은 김단비의 3점에 이어 교체 멤버 김연주가 곧바로 3점포를 또 성공시키며 승리를 굳혔다.

 한국은 24일 레바논과 풀리그 4차전을 한다. 풀리그 상위 4개 팀이 토너먼트를 거쳐 우승팀을 가리며, 우승팀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직행한다.

이은경 기자

◆아시아 여자농구선수권 전적 (23일)

▶한국(3승) 66-59 일본(2승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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