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선 박사, 과기인 명예의 전당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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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의 어려운 환경에서도 기초의학 발전을 주도했던 고 윤일선(1896~1987·사진) 박사가 과학기술인 명예의 전당에 헌정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올해 과학기술인 명예의 전당 헌정 대상자로 윤 박사를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립과천과학관 안에 있는 명예의 전당에 윤 박사의 업적과 관련 자료의 전시에 들어갔다. 명예의 전당에는 윤 박사를 포함 28명의 과학자가 헌정됐다.

 윤 박사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 교토제국대학 의학부에서 학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 교수, 경성대학 의약부장, 대한의학협회 회장, 서울대 총장, 학술원 초대 회장 등 을 역임했다.

 그는 병리학자로서 우리나라 초기 암 연구에 크게 기여했다. 세브란스 의전(醫專) 교수 시절 시험관에서 만든 암세포로 토끼의 위에 암종(癌腫)을 발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지금은 쉬운 일이지만 당시 한국에서는 처음이었다. 1949년에는 영문 논문을 국제학술지 ‘캔서 리서치(Cancer research)’에 실었다. 영문 의학논문 국내 1호였다.

 윤 박사는 패전한 일본으로부터 경성대학 의학부를 넘겨 받아 학부장을 맡았다. 그는 47년 조선의학협회(현 대한의사협의)를 창립하고, 첫 우리말 학술지인 조선의보(朝鮮醫報) 창간을 주도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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