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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10개국 한달간 누빈 중학생 ‘환경천사’ 5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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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레소토의 수도 마세루에서 환경캠페인을 펼친 녹색천사들이 현지 여학생들과 기념촬영했다. 뒷줄 왼쪽부터 이승민·설배휘·박준형·황형영·장석우군. [사진=그린3000]


“코끼리가 도시로 들어왔는데도 오히려 코끼리가 놀라지 않도록 조심하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모습이 기억에 남아요.”

 학교 또래 친구 5명이 여름방학 동안 아프리카 10개국을 돌며 환경 메시지를 전하고 돌아왔다. 주인공은 어린이·청소년 환경단체인 ‘그린3000’ 소속의 박준형(서울 광장중 2년)·이승민·황형영·설배휘·장석우(이상 서울 동북중 2년)군.

 그린3000의 대표인 박기섭(44)씨 인솔로 지난달 17일 출국해 케냐·우간다·탄자니아·잠비아·짐바브웨·보츠나와·나미비아·레소토·남아프리카공화국·스와질랜드를 거쳐 14일 귀국했다. 3~6개월 걸리는 코스지만 한 달 만에 돌았다. 부모들은 걱정으로 애를 태웠지만 이들은 비상금까지 털어 당초 6개국에서 10개국으로 방문국을 늘렸을 정도로 당찼다.

 이들은 방문국의 도시·관광지·국립공원 등지에서 시민·학생을 대상으로 환경보호 플래카드를 보여주고 대화도 나눴다. 지구온난화 같은 지구 환경문제는 어느 한 나라만 잘 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게 이들이 전한 메시지다.

 박 대표는 “각국의 환경 실태를 돌아보고 공부하는 것도 중요한 목적”이라며 “아프리카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를 당장은 이해할 수 없더라도 앞으로 지속적으로 공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황군은 “가난한 사람을 보면서 정치가들이 제대로 정치를 해야 불쌍한 사람들이 없어질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설군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아프리카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도록 돕겠다”고 다짐했다.

 도중에 나일강 상류인 우간다 진자에서는 래프팅을, 남아공 스톰리버에서는 세계에서 제일 높다는 216m 번지점프도 했다. 하지만 부모들이 부담한 비용(1인당 550만원)과 시간을 아끼기 위해 18㎏짜리 배낭을 메고 다니고, 호텔 대신 야간 버스에서 새우잠을 자기도 했다.

 이 단체 소속 어린이·청소년들은 2006년 서유럽·호주·아시아·노르웨이(북극지방)를 방문했고, 앞으로 북미·남미·남극도 방문할 계획이다. 2006년부터 매번 참석한 박군은 이번까지 모두 23개국을 방문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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