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델 등에 팔 때 적용하는 도매가 … 사상 최저 수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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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호 22면

D램에 이어 플래시메모리 고정거래가격(contract price)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만의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6기가비트(Gb) 플래시메모리의 이달 고정거래가격은 2.68달러를 기록했다. 올 들어서만 25% 떨어졌다. 이에 앞서 발표된 1Gb DDR3 D램의 고정거래가격 역시 0.61달러로 10개월 만에 3분의 1로 떨어졌다. 사상 최저치다.

알기 쉬운 경제용어 메모리반도체 고정거래가격

D램과 플래시메모리의 잇단 하락으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는 비상이 걸렸다. 국내 메모리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1Gb D램의 경우 평균 제조원가는 1~1.2달러다. 국내 업체들은 차세대 생산라인을 먼저 갖추는 방법으로 원가를 낮췄다. 삼성전자는 0.8달러, 하이닉스는 0.9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런 국내 업체들조차 지금 가격대에서는 견디기 어렵다. 증권가에서는 분기당 2조원 안팎의 흑자를 내던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3분기에는 겨우 적자를 면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이닉스는 적자 전환이 우려된다.

이처럼 메모리반도체 업체의 실적에 큰 영향을 주는 고정거래가격은 HP·델처럼 많은 물량을 사가는 업체에 적용하는 도매가격을 말한다. D램익스체인지에서 매달 상순과 하순에 두 차례 발표한다. 고정거래가격으로 팔리고 남은 반도체는 중·소 규모 제조업체와 유통업체 등이 사간다. 이때 적용되는 가격은 현물가격(spot price)이라고 한다. 현물가격은 시장 상황에 따라 매일 변한다. 통상 고정거래가격은 현물가격보다 천천히 움직인다. 공급 초과로 현물시장에 풀리는 물량이 늘어나면 현물가격이 먼저 떨어지는 것이다. 최근 현물가격이 고정거래가격보다 약간이지만 높은 수준이 됐다. 바닥이 가까워졌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반도체는 크게 메모리와 비메모리(시스템LSI) 반도체로 나뉜다. 메모리는 D램과 플래시메모리가 대표적이다. 한국의 삼성전자·하이닉스와 일본 도시바·엘피다 등이 이 분야의 강자다. 비메모리는 인텔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는 가운데 AMD·퀄컴·TI 등이 한자리씩 차지하고 있다. 메모리는 비메모리보다 경기에 따른 가격의 출렁거림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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