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2.9대 1 . 식지 않은 해병대 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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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7월 초 발생한 해병대 2사단의 총기 난사 사건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해병대 지원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14일 병무청에 따르면 지난달 해병대 경쟁률은 2.93대 1로 6월의 2.22대 1보다 높아졌다. 통상 방학 시즌에 지원율이 높아지지만 과거 추세와 비교해봐도 인기가 높아진 것이 확연하다는 게 군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해 7월에는 1.87대 1이었고 2009년 같은 달에는 1.9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해병 1149기와 1150기 입영 대상자를 모집하던 지난달 1~11일에는 해병 총기 사고로 해병대에 비난여론이 쏟아졌다. 기수를 중시하는 해병대에서 특정 병사를 왕따시키는 이른바 ‘기수 열외’의 악습과 구타·가혹행위도 외부에 알려졌다. 군 입대를 앞둔 젊은이들 사이에서 해병대 기피현상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연이은 총기·자살 사고와 해병대 일각에서의 악습이 드러나 지원병이 줄어들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입영 대상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선호받고 있다”며 “일부 부정적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진취적 생각을 하는 젊은이들이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병무청이 해병 모집 업무를 담당하기 시작한 2008년 2.3대 1이던 해병대의 연간 평균 경쟁률은 2009년 2.1대 1로 낮아졌다가 지난해에는 2.4대 1로 다시 높아졌다. 올해 1월에는 4.5대 1로 최고를 기록했다. 해병대 측과 병무청은 지난해 11월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당시 해병대 장병들의 투혼이 부각된 데 따라 해병대 지원 열기가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인기 스타 현빈이 해병대 복무를 희망한 것도 한몫했을 것이란 얘기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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