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대구 개막전, 화려하게 출발

중앙일보

입력

식목일 공휴일에 맞춰 열린 삼성과 SK의 대구 개막전은 만원을 이룬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장내 아나운서가 2000 삼성 fn.com 프로야구의 개막을 선언하자 수백발의 폭죽이 터졌고 외야로부터 대형 종이학 100여마리가 일제히 하늘로 솟아올랐다.

이어 양팀 선수들이 한명씩 호명됐고 대구 관중들은 큰 박수로 선수들을 격려했다.

대구 야구장 주변은 경기시작 4시간 전인 오전 10시부터 몰려든 관중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전 11시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입장권은 1시간 20분만인 12시20분에 매진됐지만 표를 구하지 못한 야구팬들이 야구장 주변에 머물며 DDR 경연대회등 개막전 외부행사에 참여, 대구의 야구 열기를 반증했다.

한편 삼성구단은 대구 개막전 만원은 82년 팀 창단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87년 프로에 데뷔, 13년간 국내 최고의 유격수로 활약해온 삼성의 류중일은 이날 경기에 앞서 은퇴식을 열고 현역에서 물러났다.

구단의 선물과 꽃다발을 전해받은 류중일은 전동카트에 올라서 경기장을 한바퀴돈 뒤 정든 그라운드를 떠났다.

류중일은 삼성의 코치로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한다.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문제로 연속경기 출전기록의 지속 여부가 불투명했던 SK의 '철인' 최태원은 경기 시작을 앞두고 감회어린 표정을 짓기도.

팀 훈련에 참가하지 못해 동계훈련이 부족했던 최태원은 지난달 선수협 사태가 마무리된 후 꾸준한 훈련으로 타격감각과 체력을 회복했다며 자신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로 636 경기에 연속 출전하게 된 최태원은 "너무 컨디션이 좋아 초심을 잃지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10년간 입었던 LG 유니폼을 벗어던지고 삼성으로 이적한 김동수는 "대구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서라도 개막전에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

김동수는 "특별히 목표를 세워놓지는 않았지만 팀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의 메이저리그 출신 강타자 프랑코는 언론의 관심을 부담스러워하는 모습.

경기전 벤치에서 배트를 손질하는 모습을 찍기 위해 사진기자들이 몰려들자 프랑코는 갑자기 일어나 라커룸으로 사라져 팀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탤런트 이나영이 대구 개막전의 시구를 담당했다.

시구자로 선정된 이후에도 투구연습을 거의 하지 못했다며 엄살을 떨던 이나영은 나름대로 스트라이크에 가까운 공을 던져 관중들을 열광시켰다. (대구=연합뉴스) 고일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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