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용인·의정부선’ 개통될 예정…주변지역 땅값 ‘들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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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철이 지나는 곳에 땅값이 움직인다.

땅값이 오르는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큰 요인은 개발 그리고 교통이다. 물론 이 둘이 합해진 것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지난 지자체 선거 때 임창열 경기도지사는 용인과 의정부에 경전철 건설을 공약한 바 있다. 최근 용인시와 의정부시는 각각 2005년까지 경전철을 개통한다는 계획 아래 사업추진을 가시화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 경전철이 지나면 경전철 주변 지역에 대한 투자, 개발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빠르면 내년에 착공하게 될 경전철 사업은 정부가 민간투자 대상으로 지정함에 따라 그 가능성이 현실화하고 있다. 21.3km에 이르는 용인선은 포곡면 에버랜드 주변과 용인∼광주 45번 국도변의 고림, 유방동 일대가 개발 잠재력이 높은 곳으로 손꼽힌다. 특히 이들 지역은 경안천 주변 공장들이 내년부터 남사면으로 옮겨가면, 일반 주거지역으로 용도가 바뀌게 돼 아파트단지가 들어설 계획이다.

이같은 호재로 이 일대의 땅값은 벌써부터 강세를 띠고 있다. 고림동 일대의 농지가 한 평당 60만원선, 대지는 80만∼90만원선을 호가한다. 유방동의 대지는 1백20만원까지 부르고 있으나 매물이 별로 없는 상태다. 에버랜드로 가는 포곡면(전대리)일대 도로변 상업용지는 평당 4백만~5백만원선으로 IMF 이전 땅값을 회복한 추세. 이 일대를 돌아다녀 보면 땅주인이나 부동산업자들은 경전철이 지나가면 돈벼락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듯한 눈치다. 그래서 매물로 나온 땅도 별로 없고, 수억원을 손에 쥐고 있어야 넘볼 수 있는 땅이 좀 나와 있는 형편이다.

용인 경전철의 호재를 가장 많이 안고 있는 지역은 역북동. 행정타운이 들어설 계획으로 있어 투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일대 준농림지는 조금 괜찮아 보이는 삼가동과의 경계지역이 평당 2백만원선. 조금 떨어진 곳은 한 평당 80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상하리 지역도 교통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치로 땅값이 강세를 띠고 있는데, 논밭이 평당 평균 2백만원선. 최근 두세 달 새 50만원 정도가 올랐다. 대대로 논밭을 부쳐온 농사꾼들은 일거에 떼돈을 움켜 쥐게 된 셈이다.

경전철이 지나는 일대의 땅은 금싸라기땅으로 변모했다. 이곳 사람들은 용인이 예로부터 사자(死者)들의 명당으로 꼽히는 땅이어서 조상덕으로 ‘발복(發福)’하게 된 것이라고 말한다. 어쨌든 용인 일대가 뒤늦게 각광받는 것은 발복인지는 알 수 없으나, 서울과의 접근성이 용이하고, 풍광이 좋아 앞으로 더욱 땅값이 오를 것임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경전철 계획은 기존 아파트나 새로 짓는 아파트 단지의 교통여건을 크게 개선시킬 전망. 아파트값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편승해 동백지구, 구갈지구 같은 대단지 아파트 값도 들먹거리고 있다. 의정부 경전철은 10.3km로 그다지 긴 선은 아니다. 하지만 경전철은 신곡, 장암, 민락, 송산, 금오 같은 대단지 택지개발지구와 기존 시가지를 연결하게 돼 있어 그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경전철 역을 정하는 문제는 민감한 문제여서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역이 택지지구 안에 들어선다고 볼 때 역세권 주변의 주택, 땅값이 오를 것은 뻔한 일. 장암지구나 민락지구, 송산지구, 금오지구의 아파트들이 벌써부터 다소 강세를 띠고 있다. 이 지역은 서울 북동부와의 연계성이 좋아 인기를 끌고 있다. 투자관점에서 보면 자금이 1억5천만원 미만인 경우는 수익전망이 좋은 30평형대의 아파트를 사두는 것이 좋을 듯하다. 신규분양하는 아파트를 구입해 값이 뛸 때 되팔아 치우는, 쉬운 방법도 있다. 특히 주택공사가 분양하는 송산지구 아파트는 대부분 20~24평형대인 데다가, 민간건설업체의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싸고, 튼실한 이미지가 있어 그냥 입주목적으로 구입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경전철은 기존의 주택, 땅의 가치를 크게 바뀌게 할 것이다. 경전철 역이 들어설 것으로 보이는 요지나 그 주변 주택(아파트)을 사면, 재테크로 쏠쏠한 재미를 볼 수 있다. 지금은 몇단계 오름세 중에서 첫단계라고 할 수 있다. 사업이 진척되는 데 따라 땅값이 다시 오르게 된다는 것도 새겨둘 만하다. 용인, 의정부의 경전철은 무엇보다 서울과의 접근성을 용이하게 해 주는 호재라는 것을 기억할 일이다. 문의 02-538-8284·srcon@chollian.net

김양석 중앙부동산연구소 소장 / 이코노미스트 제 531호 (2000.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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