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경제 1분기 들어 크게 나아져

중앙일보

입력

일본 경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행은 3일 단칸(短觀)지수가 5분기 연속으로 증가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단칸지수는 분기별 경기관측지표로 경기전망에 대한 기업들의 체감지수 역할을 한다. 대형 제조업체의 경우 단칸지수가 지난해 4분기의 마이너스 17에서 올 1분기에는 마이너스 9로 크게 개선됐다.

일본은행은 "단칸지수가 2분기에는 1997년말 수준을 회복할 것" 이라며 "대다수 기업들이 흑자기조로 돌아서고 있다" 고 밝혔다.

일본 경제기획청은 지난달 "경제가 자율적인 회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며 97년4월 이후 처음으로 '회복' 이란 표현을 썼다.

전국 백화점의 2월 중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2.0% 증가했는데 이는 96년9월 이후 3년5개월만의 최고 상승률이다.

다이와(大和)총합연구소는 "소비의 선행지표라 할 수 있는 여성복의 매출이 크게 늘고 있는 점으로 미뤄 소비심리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볼 수 있다" 고 말했다.

실제로 2월중 근로자 가구의 소비지출 증가율은 98년2월에 비해 1.9%로 7개월만에 플러스를 기록했다.

기업들의 투자심리도 호전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지난해 4분기 신규 설비투자액 신장률은 98년 4분기에 비해 3.3% 증가해 2년여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교도통신이 1백50개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자장비업체.증권사 등 응답기업의 40% 가량(55개사)이 내년 3월 신규채용을 올해보다 늘리겠다고 밝혔다.

절반 가까운 기업들이 채용 규모를 늘리겠다고 답한 것은 3년만의 일이다.

일본의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엔화 가치도 지난주 달러당 102엔대까지 치솟는 등 급격한 엔고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3일 일본은행이 시장에 개입해 104엔대로 돌려놓기는 했지만 당분간 엔 강세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민간기관에서는 아직까지 조심스런 입장이다.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늘고는 있지만 정보 통신업종에 치우쳐 있는데다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아직 회복국면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시마나카 유우지(嶋中雄二)산와(三和)총합연구소 투자조사부장은 "경제가 지표상으로는 좋아지고 있지만 아직 일반인들은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