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을 말한다] 극작가겸 연출가 조광화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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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화(35) 는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는 30대 극작가이자 연출가다.

지난해 중반 이후 '철안붓다' '록 햄릿' '황구도' 등을 잇따라 올리며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그는 주로 기성사회의 고정관념에 대항한다. 사회적 관습에 묻혀버린 인간의 욕망과 열정을 드러내는 데 몰두하고 있다.

예컨대 그를 유명하게 만든 '남자충동' 에선 강인한 남성상을 강요하는 가부장적 사회의 폭력성을, '철안붓다' 에선 생체복제가 가능해진 과학기술시대에 망각하기 쉬운 생명의 문제를 돌아보고, '황구도' 에선 개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순수한 사랑에 대한 맹목적 추구가 빚어낸 비극을 형상화했다.

'미친 키스' 도 상대방에 대한 무모한 집착과 그 허망한 결과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의 성향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그는 이런 고정관념을 신화로 표현한다. 그는 자신의 희곡집 서문에서 "신화는 일정한 문화집단을 유지시키는 이데올로기다. 나는 신화에 억압당해 고통받고 있는 동물적 원형에 주목한다" 고 썼다.

이렇듯 그의 작품은 일상의 갈등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 그 속에 감추어진 원형적 모습을 들춰내는데 집중된다. 논리와 설명보다 감각.감성이 앞서는 경우가 많다.

1984년 중앙대 철학과에 입학해 대학 연극반에서 활동했던 그는 90년 극단 자유에 입단하며 연극인생을 시작했다.

92년 문화일보 문예공모에 희곡 '장마' 가 당선되며 본격 극작을 시작했고 현재 극단 유의 상임연출가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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