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경제학자 송병락씨 김대통령에 '경제만평' 선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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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이 함께 이끄는 쌍두마차 - '.

경제학자인 송병락(宋丙洛)서울대 부총장이 이런 내용을 담은 '경제 만평(漫評)'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선물했다.

宋부총장은 CD롬에 입력해 A3 복사용지 크기로 출력한 이 그림을 액자에 넣어 지난달 26일 서울대 졸업식에 참석한 金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했다.

대통령도 내용을 보고 매우 흡족해 했다고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전했다.

이 만평은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이라는 두마리 준마가 한국 경제를 나란히 이끌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힘차게 달리는 쌍두마차에 빗대 강조했다.

마부의 얼굴은 金대통령을 닮았다.

宋부총장이 이런 만평을 떠올린 것은 취임 이후 우리 산업구조를 대기업에서 중소기업 위주로 바꿔야 한다고 역설해온 金대통령이 최근 대기업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점을 부쩍 강조하고 있기 때문. 宋부총장은 "재벌 편이라는 욕까지 먹으면서 대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사람으로서 대통령의 통치철학 변화 조짐을 형상화해 전하고 싶었다" 고 말했다.

실제로 金대통령은 지난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무역.투자진흥 대책회의에서 '쌍두마차론' 을 폈다.

각료들에게 "섬유.조선.반도체 등 재래산업이 우리 수출의 84%를 주도하고 있다" 면서 "정보통신.벤처도 중요하지만 기존 산업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제조업 중심의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이 '쌍두마차' 로 가야 한다" 고 강조했다.

이 만평은 宋부총장이 착상했고 그와 가까운 원로 만화가 이원복(李元馥)화백(덕성여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이 그렸다.

두 사람은 '자본주의, 공산주의' 등 宋부총장의 저서 세 권을 만화로 출간하면서 가까워져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게 됐다는 것.

宋부총장은 "빅딜과 같은 급속한 재벌개혁 드라이브와 중소.벤처기업 지상주의가 한국경제를 망치고 있다" 고 지난해부터 정부의 대기업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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